상장사 IR팀이 긴 불황으로 감원에 나선 증권업계에서 구인난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직원은 큰 연봉을 받는 대표적인 전문직으로 꼽혔지만, 다른 업종으로 이직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왔다. IR팀을 비롯해 옮길 수 있는 일자리가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H증권 입사 10년차인 A씨는 11일 "한 유통업체 IR팀으로 옮기기로 했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 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가 가는 유통업체는 코스피에 속해 있으며, 시가총액 2조4000억원 이상인 대형사다.
여기에 감원이 예정된 HMC투자증권(250~300명) 및 현대증권(500명)을 합치면 약 2800명이 올해 들어 증권사를 나갔거나 떠나게 된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지 않은 젊은 직원도 증권업계에 실망을 느끼고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 IR팀 관계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분위기 좋은 식당으로 불러 밥을 사주던 것도 옛날 얘기"라며 "이제는 우리 법인카드로 식사해야 할 지경이 됐고, 되레 IR팀에 빈 자리가 없는지 묻는 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이 가진 주식 관련 지식이나 네트워크는 일반회사 IR팀으로 옮겨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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