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야경꾼 일지' 정일우가 첫 등장부터 '귀신 보는 풍류 왕자' 이린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능청스럽고 진지한, 혹은 뻔뻔하기까지한 이린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1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에서는 하룻밤 새 부모를 여읜 이린의 어린 시절과 함께 출궁한 후 장성한 이린(정일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린은 첫 등장부터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내가 오기 전에 조치해 놓으라 몇 번을 일렀느냐. 어서 움직여라 움직여"라고 소리쳤고 시종들이 조치를 취하자 곧 모든 근심을 내려 놓은 듯한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여름 방안에서도 화로를 옆에 끼고 살고 있는 이린의 모습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귀신을 쫓고자 한 것임이 드러났다.
귀신을 퇴치하던 이린은 오히려 연기에 의해 자신이 눈물 콧물범벅이 돼 웃음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은근슬쩍 부채를 넘기는 시종의 부채를 받아 들고 시종을 대신해 부채질까지 하는 등 허당스러운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기구한 이린의 사연과 함께 혼자서 귀신을 쫓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드러나 여심을 자극했다.
귀신까지 속여넘기는 뻔뻔함과 능청스러움으로 그의 매력에 완벽하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바로 눈 앞에서 언제나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수호 귀신 3인방과 눈을 맞추고도 "눈부셔"라며 아무렇지 않게 흑애체를 쓰고 귀신들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몽달귀신의 협박을 듣고도 기생 매향과 입맞추기 위해 입술을 쭉 내미는 등 능청스러운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수련(서예지)이 기방에 쫓아오자 "수련 낭자도 매향이 보러 온 거요?"라며 긁어 부스럼을 만들다가도 수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려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하루 아침에 양친을 잃고 궐 밖으로 내쳐진 비운의 적통왕자 이린. 그는 궐을 떠나 이렇듯 능청스러운 풍류왕자로 성장해 있었고 이 같은 배경에는 짠내가 폭발하는 과거사와 누구에게도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카리스마와 능청을 오가는 '이중 매력'의 이린은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아픔과 과거사 만큼이나 앞으로 보여줄 수많은 얘기들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가지게 했다.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도 코믹하고 한편으로는 짠하기까지 한 이린의 다채로운 매력은 정일우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더욱 반짝였다.
'야경꾼 일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올 여름 조선시대 퇴마사 '야경꾼'이라는 색다르고 독특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공략한 '야경꾼 일지'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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