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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3세 경영자에 노골적인 일감 몰아주기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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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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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겔포스·용각산 등으로 유명한 보령제약이 속한 보령그룹이 노골적인 일감·지분 몰아주기와 이에 따른 배당금을 통해 3세 경영자의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일반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18일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령의 주요 주주는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그의 외아들인 김정균 보령제약 이사로 각각 45%,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 30%는 기타 주주가 보유했다.

㈜보령은 보령그룹의 핵심 상장사인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의 지분을 각각 29.37%, 24.68%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보령그룹의 정점에 서있는 회사다.

보령그룹의 3세 경영자로 지목받는 김정균 이사가 ㈜보령의 2대 주주로 떠오른 시점은 지난 2010년 말이다. ㈜보령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09년 말 10%에 그쳤던 그의 지분율은 이듬해 25%로 급증했다.

당시 ㈜보령의 주요 주주는 총 5명인데 김은선 회장과 김정균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 3명의 지분율은 1년 새 5%포인트씩 떨어진 반면 김 이사는 같은 기간 1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그가 보령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데는 그의 개인회사인 보령수앤수와 보령바이오파마가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제품 유통기업인 보령수앤수는 김 이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보령수앤수는 2008년부터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을 꾸준히 끌어모았다. 2007년 말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지분율 74%)이었으나 2009년 말에는 보령수앤수(65.6%)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보령수앤수의 지분율은 96.4%까지 높아졌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김정균 이사와 보령수앤수에 재정적으로 기여했다. 지난해 보령수앤수는 4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보령바이오파마에 의한 지분법이익이 66억원 넘게 발생하며 약 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보령수앤수는 약 9억원, 보령바이오파마는 27억원 이상을 현금 배당했다.

엄상열 네비스탁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보령그룹 내 상당한 부가 김정균 이사와 보령수앤수로 이동했다”며 “김 이사는 보령수앤수의 기업가치를 높여 ㈜보령과 합병해 3세 경영승계를 완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인 보령제약과 보령메디앙스에 투자하는 일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됐다.

엄 연구원은 “보령바이오파마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보령제약에 의존하고, 보령수앤수는 주력 사업이 도소매업이므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거래관계를 형성하기 쉽다”며 “보령그룹이 상당한 사업 기회를 보령수앤수와 보령바이오파마에 양보함으로써 상장 계열사는 상대적으로 더 좋은 사업기회를 놓칠 수 있고, 이는 기업 손실과 소액주주들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보령바이오파마의 매출액은 587억원이었는데 이중 43%에 해당하는 252억원이 보령제약에 대한 매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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