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공식 합병을 알리면서 본격적인 사업조정이 실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공업 건설부문이 삼성물산으로의 이전을 점치고 있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풍력사업의 규모 축소 등도 예상된다.
이번 두 법인이 합병에 나선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엇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두 회사 간의 시너지 창출과 사업의 집중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육상플랜트 부문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 중인 데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강자로 꼽힌다. 즉, 해상 채굴 기술과 육상의 정제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플랜트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진행되면서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던 건설부문은 삼성물산으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아파트 브랜드인 ‘쉐르빌’을 비롯,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고급 주거 시설을 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건설시장 부진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삼성중공업은 조선 및 플랜트 부문에서 지난 6개월간 6조2000억원에 공사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공사에서는 13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11년 반기 공사수익인 6000억원의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또 현재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는 풍력사업 부문도 규모 축소 등의 후속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플랜트 부문에 집중해온 만큼 정리될 만한 사업은 아직 없다는 게 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그룹의 경영진단을 통해 양사 간 엇비슷한 사업부서를 통합하는 등 집중화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고용시장 등에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두 회사는 오는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3년 25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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