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급과잉 문제 해결 신호에...中 태양광·철강주 급등

  • 시진핑 "무질서한 가격 경쟁 규제하겠다"

  • 전문가들 "강력한 정책 신호...투자심리 개선돼"

상하이증권거래소 신관 사진AFP·연합뉴스
상하이증권거래소 신관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중 물가 하락)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급과잉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태양광 등 중국 증시 내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증시 투자자들이 공급 측면 개혁이 임박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급과잉 문제 해결로 수혜가 예상되는 태양광·철강주에 이달 들어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질서한 가격 경쟁을 규제하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강력한 정책 신호로 보고 있다. 앞서 공산당 최고지도부는 이달 초 시 주석 주재로 중앙재경경제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업들의 무질서한 가격 경쟁을 규제하고 낙후된 생산력을 질서 있게 퇴출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중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가격을 통제하고 생산력을 줄이기 위해 산업에 개입하는 '공급측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관영 매체들도 관련 정책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4일 네이쥐안(內卷, 출혈경쟁)을 근절하고 발전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UBS AG의 민란탄 아태투자사무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 중 하나가 과도한 경쟁"이라면서 "정부가 이를 인식하고 파괴적인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직접 말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자, 강력한 정책 신호"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도 중국 정부의 메시지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면서 홍콩 등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보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주식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는 산업주 비중이 큰 본토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 300은 7월 들어 현재까지 2% 오르며 항셍중국기업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CSI 300 지수가 대체로 항셍중국기업지수보다 약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종목별로 보면 태양광주인 다코뉴에너지와 퉁웨이는 7월에만 약 17% 올랐고, 철강주인 류저우철강그룹과 안강그룹은 각각 50%, 16%가량 뛰었다. 이밖에 유리, 시멘트 및 화학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JP모건의 웬디 리우 애널리스트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개혁이 완성되면 가격과 마진이 약간 개선되고 밸류에이션도 개선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시멘트, 철강, 알루미늄 및 화학 부문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2015~2018년에도 이와 비슷한 '공급측 개혁'을 주도해 석탄·철강 등 부문의 낙후된 생산능력을 개선했고 이후 몇 년 동안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공급과잉 문제가 주로 건설 관련 부문에 집중됐던 10년 전과 다르게 현재는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 등 유망 산업부터 헬스케어, 식품 등 소비재 부문까지 공급과잉 문제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 주도 산업에 이 같은 문제가 집중돼 정부가 나서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리서우창 선전JM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이번에는 과잉 생산이 주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산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국유기업이 민간 기업을 인수해 버릴 수 있었던 때보다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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