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사용하는 탄약 중 상당수가 중국과 미국에서 공급된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IS가 사용하는 탄약 중 상당수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 나왔고 과거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이 보유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민간 무기추적단체인 '분쟁군비연구'(CAR)는 “IS 대원들이 버리고 갔거나 분쟁 현장에서 수집한 탄약통 1730개와 탄약을 분석한 결과 탄약통 중 26%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AR의 제임스 베번 대표는 “중국은 전 세계 군사용 탄약의 대규모 공급자이고 중국산 탄약의 존재는 현대 분쟁에서 흔한 일이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IS가 사용한 중국산 탄약은 원래 시리아군과 이라크군, 다른 나라들에 공급됐던 것이 다시 이 지역에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탄약 수출이 투명하지 않은 만큼 탄약의 공급 경로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CAR 조사 결과 탄약통 중 상당량은 미국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이라크 군경에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탄약통 중 19% 정도인 323개 탄약통은 2005∼2007년 미주리주 레이크시티에 위치한 군 탄약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미국이 이라크군에 광범위하게 공급했던 M-4, M-16 소총용 표준 탄약통이었다.
분석 대상 탄약통 중 8.5%는 미국 정부에 대규모로 군용 탄약을 납품하는 스포팅 서플라이스 인터내셔널사가 자사 상표로 판매하는 옛 소련제 탄약통이었고 탄약은 80% 이상이 중국과 옛 소련, 러시아, 세르비아에서 생산됐다. 대부분 시리아와 이라크 보안군이 갖고 있다가 이후 무장세력에 징발된 것으로 보인다.
IS는 이런 무기들을 IS에 합류한 시리아 반정부 단체로부터 얻거나 외부에서 무기를 기부받았던 시리아 반군으로부터 획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IS는 전투로 무기를 탈취하거나 시리아·이라크 보안군 내 부패세력과 암거래를 해 무기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NYT는 “이처럼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에 지원됐던 탄약들이 IS 쪽으로 넘어가 IS의 부상과 전투력 증강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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