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릭에게 '연애의 발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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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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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그룹 신화의 가수 에릭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1998년 그룹 신화의 멤버로 데뷔한 에릭(본명 문정혁·35)은 2003년에 첫 드라마를 만났다. 이경희 작가의 '나는 달린다'에서 신상식 역을 맡아 김강우, 채정안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불새'(2004), '신입사원'(2005), '늑대'(2006), '케세라세라'(2007), '최강칠우'(2008), '스파이명월'(2011)을 이어 오면서 연기 내공을 다졌다.

'스파이명월' 이후 3년 만에 만난 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에릭을 발견케 한 작품이다. 어색한 연기로 시청자의 뭇매를 맞아야 했던 '불새', 한예슬의 촬영 현장 무단 이탈로 논란이 됐던 '스파이명월' 속 에릭을 잊게 해준 작품.

에릭은 '연애의 발견'에서 5년 만에 다시 만난 옛 여자친구 한여름(정유미)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 강태하 역을 맡아 시청자와 만났다.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인 전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떨리는 목소리, 매번 각기 다른 상황에서 사랑을 갈구하는 처절한 모습 또한 똑소리나게 연기했다. '발연기' 논란에 휩싸여 좌절하던 에릭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언론과 평단은 '케세라세라'를 최고의 작품이라 칭했던 에릭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연애의 발견'을 꼽았다. 스스로도 그렇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배우 겸 그룹 신화의 가수 에릭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친구, 부보님, 친척들까지 칭찬하더라."

에릭은 '연애의 발견'의 대본을 처음 본 날을 회상했다.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후볐고, 설정된 상황이 흥미로워서 놓치기 싫었던 그는 연출과 작가, 제작진 앞에서 '꼭 하고 싶습니다'를 외쳤었다고. 촬영 전에는 긴장을, 촬영 중에는 부담을, 촬영 후에는 시원섭섭한 감정을 느꼈다는 에릭.

"친구들이나 부모님, 심지어는 친적분들까지도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기분 좋았죠. 개인적으로는 시원섭섭해요.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연애의 발견'은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출연 배우가 카메라 앞에 앉아 속내를 털어놓는 인터뷰 형식인데, 배우 김민희-이민기가 출연하면서 솔직하고 현실적인 연애담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연애의 온도'와 비슷했다.

"드라마 출연 전에 봤었어요. '이런식으로 하는거구나' 고민을 많이 했죠. 초반에는 대본이나 지문이 너무 잘 나와서 변형을 하나도 안하고 연기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진짜 인터뷰 하듯이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더 신경 썼던 것 같아요.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나 미련은 없어요."

대본을 보면서 써 있는 지문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강태하라는, 잘 짜여진 대본에서 잘 만들어진 캐릭터의 옷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드라마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다.

"11회 엔딩신이었어요. (한)여름이가 외나무 다리에서 '내가 창 밖을 몇 번이나 보는 줄 알아?'라고 물어보는 장면이었죠. 저는 뒤를 돌아있던 신이라 방송에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여름이가 되게 잘 하더라고요. 그 장면에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만큼 제가 이 드라마에 공감하고 있었다는 거겠죠."
 

배우 겸 그룹 신화의 가수 에릭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다음 연애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에릭이 '연애의 발견'을 한다고 하니 사람들은 그에게 자주 물었다. 진짜 연애를 발견 했으냐고. 에릭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당당하게 말했다. "연애를 발견한 건 모르겠고요. 다음 연애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랑이나 연애를 발견했다기 보다는 극중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내가 연애할 때 했던 행동등인데 상대방은 이랬겠구나라는 걸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얄미웠던 부분이나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부분 같은 게 그랬어요.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많이 알게 됐죠."

실제로 에릭은 지금까지 이기적인 연애를 했다고. "매번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이기심은 있었어요. 누구나 평생 지면서 살고 싶지는 않지 않나요? 왠만하면 내가 하고 싶은데로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는 강태하에 더 공감했다. 5년 동안 사랑했던 옛 연인 한여름을 향한 마음도 에릭이라서 공감했던 거였다. 한여름의 남자친구 남하진(성준)이 맞선을 보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가 그랬고, 또 다른 여자 안아림(윤진이)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으로 오해했을 때가 그랬다.

"사랑했던 여자니까요. 질투와 간섭은 당연한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럴 수 있을 것 같고요. 궁금하니까 보고 싶고, 그 여자가 행복하기를 바라니까 계속 관심이 가는 거겠죠. 사랑에 빠지는 건 한순간인데 그 찰라를 잘 그려낸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

지난 10년 동안 몇 편의 작품을 거쳐 오면서 에릭은 단단해졌다. 어떤 역할도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으로 재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게 분명하다. 그래서 물었다. "에릭에게 '연애의 발견'이란?" 돌아오는 대답은 시원시원했다. "또 다른 저를 발견하게 해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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