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왔다 장보리' 성혁, '대기만성' 배우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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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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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주까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배우가 있다. 데뷔 10년 만에 가장 '핫 한 ' 배우 명단에 이름도 올렸다. 본명보다 '갓지상' '문사이다' '탄산남'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성혁(30)이다.

지난 13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성혁의 모습에서 깔끔한 정장에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문실장' 문지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검은 가죽재킷과 거뭇거뭇한 수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까지.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성혁은 문지상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어느새 차기작인 KBS1 일일드라마 '당신만이 내 사랑' 속 '상남자' 캐릭터에 빠져들고 있었다.

인터뷰 하루 전날인 12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연출 백호민)를 통해 MBC는 주말극의 자존심을 세웠다.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과시했으며 화제면에서도 KBS2를 앞질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악역 연민정(이유리)에게 '유일하게' 복수하는 문지상이 있었다. 그는 연민정의 악행을 주변인들에게 폭로하며 '연민정 잡는 남자'로 활약했고, 시청자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았다.

하지만 정작 문지상을 연기한 성혁은 데뷔 10년 만의 '후끈한' 반응에도 쉽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저 내가 맡은 캐릭터를 묵묵히 연기했을 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사자성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문지상은 제게 감사한 캐릭터입니다. 제가 배우로 다시 한 번 일어서는 힘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작품도 그저 최선을 다하면 시청자 분들이 알아봐 주실 거예요. 혼자 잘한 것도 아니고 제작진과 배우 모두 열심히 했으니까요. 합이 잘 맞아서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수식어는 곧 '인기의 척도'라고 했던가. 수많은 수식어를 얻으며 인기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냈지만 오히려 "이런 생각을 안하려고 해요. 제가 준비할 것, 필요할 것만 챙겨서 연기하면 되니까요"라고 담담히 말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강산도 변한다'는 긴 시간 동안 시청자에게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났다. 부모님 덕분이었다.

"10년 동안 전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주변에서 잘 된 사람도 있는데 '나는 왜 안될까' 고민한 적도 많죠. 내 생각이 충돌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마냥 의지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저를 묵묵히 지켜봐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합니다. 그게 큰 힘이 됐어요."

"제가 그렇게 오랜 시간 연기를 붙잡고 있는 힘이 뭘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누군가를 대변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지나간 것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기도 하고요. 배우가 캐릭터를 통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는 게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배우를 하면서 가장 큰 힘으로 발휘된 거죠. 나로 하여금 누군가가 감동, 실망, 기쁨을 느낀다는 건 정말 '미치도록' 행복한 일이에요."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왔다 장보리'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숙제도 남아있다. 아직 '성혁'이라는 인물의 이름이 낯설다는 것. 문지상 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다 보니 얼굴은 친숙해졌지만 대중은 이름과의 매칭을 어려워했다. 하지만 정작 성혁 본인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라고 말하며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제가 배우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봐요. 제 얼굴에 또 다른 캐릭터를 입히면 되니까요. 오히려 감사하죠, 캐릭터 자체로 보이는 게 배우에게는 최고에요. 가끔씩은 차라리 제 이름을 모르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하하. 작품에 임할 때마다 그 캐릭터로 불렸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을 얻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배우'를 놓치기 싫었던 이유였다. "연기는 퍼포먼스가 아니다. 감정을 전달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기술"이라며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가슴 속에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과정에 대한 설득력"이라고 설명했다.

"제 연기를 보고 공감을 한다면, 이미 시청자와 그 캐릭터의 감정이 교류된 거죠. 공감을 많이 할수록 좋은 연기인 것 같아요"라고 제 생각을 내비치는 성혁. 그의 연기는 이미 시청자의 마음과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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