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용근 세계자동차협회장 “한국과 세계 자동차 시장 연결고리 역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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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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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이 그동안 후발주자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과 문제점, 또 불리했던 점이나 유리한 점 등은 세계자동차시장에서도 좋은 사례와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인 회장으로서 우리나라의 자동차 이슈를 세계 자동차 과제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23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자동차협회(OICA) 회장에 취임한 김용근(58)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차분하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을 지낸 정책 전문가 답게 산업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 제안과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이후 세계자동차협회장에 취임 한 뒤에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OICA 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노사관계와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OICA 총회에서 이사국들에게 자동차 산업 노사관계 및 정책에 대한 유럽이나 미국의 전문가들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사국에서도 적극 협조해 주기로 했다”며 “아울러 각 이사국들에서 이번에 한국에서 회장을 맡게 된 데 대해 세계 자동차 시장 내에서 아시아 시장이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전해 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향후 자동차 안전과 관련한 논의를 더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향후 OICA 내에 안전 기술에 대한 별도 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련 논의를 강화시킬 계획”이라며 “이번 총회에서도 우선 엔지니어 전문 직원을 확충하고 기존 OICA 내 기술위원회 역할도 더 강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향후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이 같은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OICA에서 향후 자동차 안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좀 더 활발히 해서 각국 정부나 유엔 등에 해당 문제에 관련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자동차협회는 자동차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국가별로 제각각인 기준을 표준화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UN 등 국제기구에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OICA의 역할 중 하나가 충돌이나 조명, 핸들링 장치 등 기본 기술 표준의 초안을 만드는 것”이라며 “향후 신기술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에 대한 국제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회원사들 전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그 과정에서 한국 업체 측 전문가들을 참여토록 해 선제적으로 배우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OICA 회장으로서 안전기술에 대한 논의를 강화하는 동시에 그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안전기술 관련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1991년 이후 23년만에 아시아인 회장으로서 OICA 내에서 아시아의 위상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그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참여를 높이고 회원가입도 늘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아시아권의 입장도 균형되게 전달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울러 OICA 자체도 세계 대표성을 높여가는 동시에 아시아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기여를 좀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요 화두인 친환경 정책에 대해 “전기차 같은 경우 자동차 기술 자체는 우리나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충전시설 등의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책적 측면에서 이러한 논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우리나라가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수소연료 전지차 등의 분야에서는 OICA 내에서 주도적으로 논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연비논란이나 가격차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받고 있는 비판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과 괴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와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 이 같은 생각의 차를 줄이기 위한 의사결정위원회 같은 가이드라인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 혼자서 하기 어려운 제도나 정책적 부분에 대해 협회에서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최근 논란이 됐던 저탄소협력기금의 유예에 대해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이어갔다.

김 회장은 “저탄소협력금은 소비자 구매과정에 정부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시장을 왜곡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예컨대 현재 유일하게 저탄소협력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도 아직까지 제대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자동차 시장 자체가 소형 디젤 자동차 중심이기 때문에 저탄소협력금이 자국 산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도입했으나 초기에 비해 소형차 판매 비중이 다시 줄어들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우선 현재 저탄소협력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내 효과를 지켜 본 뒤에 우리나라도 관련 논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한중 FTA 체결에 대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중국과 직접 맞닿아 있는 만큼 R&D 개발 및 인력 수급 등의 면에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한중 FTA가 체결 된 이후 국내 자동차산업의 변화 양상 등에 대해 현재 협회차원에서 연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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