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혜경궁 홍씨'가 다시 온다.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펼친다.
이번 공연은 이윤택의 극작 중심의 연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우 중심의 연극으로 변신한다. 혜경궁 홍씨의 일생과 심리변화에 중점을 맞췄던 것에서 사도세자, 정조, 영조 이 세 남자들의 관계와 갈등에도 눈을 돌린다.
아버지에게 죽임 당한 사도세자의 아내로 끔찍한 세월을 감내하며 궁에서 천수를 다한 혜경궁 홍씨. 연출가 이윤택은 모진 삶을 견뎌내게 한 그녀의 힘의 원천은 비밀스러운 글쓰기, 바로 <한중록> 집필이었다고 본다. 작품은 철저히 혜경궁 홍씨의 입장에서 <한중록>을 따라 재구성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윤택의 페르소나 김소희는 이번에도 혜경궁 홍씨를 맡아 복잡한 내면을 입체적으로 연기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영조 역할은 연극계의 원로인 관록의 배우 윤여성이 맡았다. 여기에 연륜이 빛나는 정태화가 가세해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정조와 사도세자는 각각 이기돈과 백석광이 맡아 젊은 열정을 선보이고, 여러 작품에서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남긴 황석정이 가세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왕가의 비극적인 역사를 그려낸다.
그동안 <문제적 인간, 연산>, <조선선비 조남명>, <궁리>로 이어지는 인물 사극을 선보여 왔던 이윤택은 이번 작품 <혜경궁 홍씨>를 인간연극, 배우 중심의 연극으로 그려내며 우리의 역사를 근거로 한 창작극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킬 예정이다. 관람료 일반 3만원.1688-5966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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