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百度)가 영화사업부를 신설하며 영화 시장 진출의 속도를 올렸다.
바이두가 최근 전담사업부인 '바이두영화(百度影業)'를 신설해 영화 O2O(온오프라인) 시장 확보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랑커지(新浪科技)가 8일 보도했다. 중국 대표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에서 상대적으로 진출 속도가 더뎠던 바이두가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선언하고 나선 것. 이에 따라 중국 영화 시장에서의 BAT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바이두는 산하 동영상서비스회사인 아이치이(愛奇藝)와 바이두영화를 통해 컨텐츠를 확보하고 온·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치이는 올해 할리우드와 협력을 통해 미국 영화 1000편 이상을 서비스하고 영화 7편을 자체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중국 1위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샤오미(小米)가 아이치이에 3억 달러를 투자, 2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로 모바일 등 사업 확장에 있어 샤오미와의 협력도 예상된다. 아이치이는 요우쿠-투더우(優酷-土豆) 다음의 중국 2위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다. 바이두는 신설 영화사업부는 온라인 좌석예약, 티켓구매 업무 및 영화제작 등 사업을 전담하도록 하고 아이치이와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 외에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영화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교육 컨텐츠 및 영화제작사인 차이나비전미디어 그룹 지분 인수에 8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요우쿠-투더우 지분 18.5%를 확보하기도 했다. 인터넷TV 업체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 콘텐츠 확보를 위해 미국 영화사 라이온스게이트에도 손을 내밀었다.
텐센트는 미국 유료방송 채널인 HBO와 손을 잡고 역시 영화 전담사업부인 '텐센트 무비 플러스'를 개설, 영화 시장 본격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매년 영화 4~5편을 직접 제작하겠다는 포부다.
이처럼 중국 IT기업이 영화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이미 형성된 거대 시장과 매체 변화에 따른 막대한 잠재력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는 300억 위안(약 5200조원)에 육박했다. 여기다 영화, 드라마 등 컨텐츠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IT 기업의 구미를 당긴 것이다. 미국 잡지인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문화 콘텐츠를 감상하는 중국 소비자가 전체의 6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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