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대표 공룡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거듭난 알리바바의 무서운 성장세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증권일보(證券日報)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콜택시 애플리케이션(APP) 서비스 업체인 디디다처(滴滴打車)는 전날 7억 달러(약 77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면서 주요 투자자로는 중국 대표 IT 업체 텐센트(騰訊·텅쉰), 싱가포르 투자펀드 단마시(淡馬錫)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텐센트의 투자에 주목, 이는 모바일 '콜택시 앱'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알리바바와의 장기적 경쟁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양사는 모바일 영역 강화와 결제시스템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콜택시 앱' 시장에 진출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4월 약 1500만 달러를 콜택시 앱 서비스업체인 디디다처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중신은행(中信銀行) 등과 함께 1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알리바바 또한 같은 해 콜택시 앱 서비스업체인 콰이디다처(快的打車)에 약 1600만달러를 투자, 콜택시 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싱크탱크인 이관궈지(易觀國際)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양사가 투자에 나선 '콜택시 앱'의 시장점유율은 콰이디다처가 53.6%, 디디다처가 44.6%를 기록, 비등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 두 기업이 택시앱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20억 위안에 달한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이처럼 택시 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이유는 결제 시스템부터 모바일 채팅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를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메신저 위챗(WeChat)을 보유하고 있고, 알리바바는 온라인 지불 시스템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를 운영하며 서로 다른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오는 19일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萬達)그룹은 상장 전부터 다양한 분야로 투자를 늘리며 알리바바에 맞선 '완다제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다그룹은 본업인 부동산업 외에 문화·레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06년 시작된 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는 영화, 뮤지컬, 테마파크, KTV, 잡지출판, 예술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됐다.
특히, 할리우드 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완다는 지난 2012년 미국 영화관 사업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데 이어, 가장 최근에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배급사인 라이언스게이트 지분을 매입했다.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영화시장의 20%를 장악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미국과 영국의 주요 영화사들을 사들이고 있다.
다양한 사업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고 있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또한 할리우드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알리바바는 할리우드 영화와 TV드라마를 중국에 배급하기 위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6월에는 엔터테인먼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화·TV드라마 제작업체인 '차이나 비전 미디어 그룹' 지분 60%를 매입, 알리바바 픽처스 그룹으로 재탄생시켰다.
완다그룹은 지난 8일부터 IPO를 위한 로드쇼(투자자 설명회)에 착수, 오는 15일쯤 공모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완다상업부동산은 6억주의 신주를 주당 41.8~49.8 홍콩달러에 발행할 계획이다. 총 IPO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60억달러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32억~38억6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이 경우 IPO 이후 완다상업부동산의 시가총액은 208억~2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앞서 300조원에 이르는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에 비해서는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완다그룹은 알리바바의 주무대인 전자상거래 시장도 넘보고 있다.
지난 8월 완다그룹은 텐센트, 바이두(百度)와 손잡고 알리바바에 대항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 '완다 e-커머스'를 설립키로 했다.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의 규모는 50억 위안에 달하며, 완다 그룹이 지분 70%를 갖고, 바이두와 텐센트가 각각 15%씩을 보유하게 된다. 올해 시범운영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완바이텅(万百腾)으로 불리는 이 삼각구도는 기업간 합작을 통한 전자상거래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 외에도,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알리바바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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