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동혁, ‘14호 수용소 탈출’ 증언 번벅..."숨길 수 없다는 것 알았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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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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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신동혁] 사진= mtv 방송 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북한 정치범 수용소 생활을 다룬 책 ‘14호 수용소 탈출’의 주인공인 탈북자 신동혁 씨가 증언의 일부가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신동혁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운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해 진실을 밝히는 것을 망설였다”면서 “하지만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사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그동안 신동혁 씨는 자신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가운데서도 가장 인권유린이 심각하고 ‘완전통제구역’으로 알려진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 탈출할 때까지 내내 살았다고 주장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젠 어머니, 형과 함께 통제가 덜 삼엄한 근처 다른 수용소로 이송돼 몇 년간 살다가 다시 14호 수용소로 옮겨졌다며 증언을 번복했다고 보도했다.

또 신동혁 씨가 탈출한 뒤 잡혀 고문을 당한 나이가 13살 때가 아닌 20살 때라고 수정했다.

WSJ는 다른 탈북자들은 14호 수용소에서 탈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신동혁 씨의 증언에 의혹을 제기해 왔다고 소개하면서 현실적으로, 14호 수용소 실상을 목격한 탈출자가 거의 없는 만큼 그의 증언을 확인할 길도 요원하다고 전했다.

WSJ는 인권운동가들의 말은 인용해 신동혁 씨처럼 증언을 약간만 번복하는 행위조차도 전체 탈북자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탈북자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운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혁 씨가 자서전 내용 일부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자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0일 개인 필명의 글에서 신동혁 씨의 이번 고백으로 “지금까지 입에 올려댔던 반공화국 모략선전이 모두 거짓이며 상전들의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면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북한인권운동을 비난했다.

또 북한은 신동혁 씨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증언과 관련된 오류를 시인한 것에 대해 “허위는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논평했다.

지난 2012년 출간된 ‘14호 수용소 탈출’은 북한의 인권 실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27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신동혁 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출에 성공할 때까지 겪은 잔혹한 수용소의 실상을 고발했으며, 북한 지도부에 인권탄압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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