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는 14일(한국시간) 라르나카 알파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FK추카리치(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3으로 졌다. 노병준은 이날 대구의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골이 전부가 아니었다. 전반전을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후배들을 열심히 독려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에 들어갔다. 친선경기지만 임하는 자세부터 남달랐다. 긴 전지훈련으로 지친 선수단을 다독이는 여유를 보였다. 실수를 해도 박수를 쳤다. 지친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브라보"를 외치며 한 발 더 뛰게 만들었다. 팀을 만들어가는 대구에서 활력소 역할을 했다.
이날 대구가 상대한 세르비아 1부 리그에서 4위에 올라있는 추카리치는 만만치 않았다. 전반기 승점 28을 확보해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보이보디나(승점 29)를 추격하고 있다. 이날 추카리치는 주전급 선수를 대거 기용했다. 전방 압박도 뛰어났고 힘도 압도적이었다. 선수단을 대폭 물갈이하며 이제 손발을 맞추는 대구에겐 버거운 상대였다.
대구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백전노장 이고르 마티치(34)가 23m 거리에서 왼발로 프리킥을 감아찼다. 이 슛은 골대를 맞고 골키퍼 조현우(24)의 몸에 튕겨 골문으로 들어갔다. 노병준은 "괜찮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대구는 이렇다 할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중원에 나선 류재문(22)과 이종성(24)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흔들렸다. 영남대를 갓 졸업한 류재문에게 추카리치의 빠른 템포 압박은 위협적이었다. 전반을 내내 끌려가던 대구는 37분 코너킥에서 바로 역습을 허용했다. 추카리치의 슬라보럽 스르니치(23)가 날카로운 침투로 두 번째 골까지 뽑았다.
대구는 수비라인을 올려 추카리치의 빈틈을 노렸다. 그러나 밀로예비치 감독의 호통을 들은 추카리치는 쉽게 뚫리지 않았다. 후반 30분 대구는 역습에서 상대 공격수 페타르 보이치(24)에게 쐐기골을 얻어 맞았다. 이후 경기가 거칠어 졌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김동진(23)이 상대 거친 태클에 흥분했다. 친선경기 답지 않게 경기장은 뜨겁게 달궈졌다. 이때 "그런 건 하지마"라고 따끔하게 질책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노병준이었다. 노병준은 흥분한 후배를 다독이며 큰 사고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노병준은 흥분한 상대를 찾아가 먼저 악수를 청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경기를 마친 뒤 노병준은 "후반에 들어가서 팀을 위해 무언가 해보려고 했다. 마침 기회가 와서 골로 연결했다"며 "오늘 강한 상대를 만나 어린 후배들이 많이 배웠을 것이다. 대구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후배들이 매 경기를 소중하게 만들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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