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 전망에 대해 세입자와 자가 거주자가 큰 의견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물가 상승 전망과 관련, 세입자와 자가 거주자가 큰 의견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동향지수(CSI) 조사 응답자 중 자가 거주자의 물가수준CSI는 128인 데 비해 세입자(임차 등)는 132에 달해 격차가 4포인트에 달했다.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는데, 이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수준전망CSI가 100을 넘으면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본 응답이 그 반대보다 더 많다는 의미로, 물가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 수치가 높아진다.
세입자의 물가수준전망CSI가 자가 거주자보다 4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7포인트) 이후에는 없다가 6년 만인 작년 12월부터 다시 발생했다. 작년 1년간을 봐도 격차가 없던 때가 7개월에 달했고 자가 거주가가 1포인트 높은 적이 2개월, 세입자가 1포인트·3포인트 높은 적이 각각 한 달씩 있었다.
자가 거주 여부에 따른 체감 물가의 차이는 연령대별 차이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이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의 연령대별 기대인플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가구주가 20∼30대인 응답자가 제시한 상·하반기의 기대인플레이션은 모두 3.0%로 같았다.
반면 40∼50대 가구주가 제시한 기대인플레이션은 상반기에 2.9%였다가 하반기에 2.7%로 낮아졌고 60대 이상도 상반기 2.6%에서 하반기 2.5%로 떨어졌다.
저금리 속에서 집주인들이 갈수록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더 빠르게 올랐는데,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2년마다 추가로 확보해야 할 전세금 부담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전세를 재계약하지 않으면 빤한 소득에서 매달 돈을 떼어내 월세를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국민은행의 주택 가격지수를 보면 올해 1월 전국의 집값은 1년 전보다 2.1%, 서울 지역의 집값은 0.8%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전세가는 전국이 3.7% 올랐고 서울은 4.0%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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