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 집중하는 IT 기업들,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 노린다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IT 기업들의 핀테크(FinTech) 주력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 고객 인프라를 바탕으로 간편결제와 O2O(Online to Offline) 사업 강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이에 장단을 맞출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핀테크 열풍에 다시 불을 지핀 IT 기업은 NHN엔터테인먼트다. NHN엔터는 23일, 자회사인 ‘티켓링크’와 자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페이코’의 회원 통합 서비스를 오는 3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예매 서비스 기업인 티켓링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NHN엔터는 30%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라선 한국사이버결제(KCP)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핀테크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국내 전자결제 1위 기업인 KG이니시스에 450억원을 투자해 약 7.1%의 지분을 인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핀테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KG이니시스는 O2O와 커머스 시장 공략에 이르는 사업 로드맵을 수립한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고객 인프라와 KG이니시스의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모빌리언스) 노하우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양대 포털 기업도 핀테크 사업 강화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가입자 6억명을 넘어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한 간편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영향력 확대를 적극 추진중이다. 온라인에서는 체크아웃, 마일리지, 네이버캐쉬 등을 엮어 ‘원클릭 결제 및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의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다음카카오 역시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페이와 11월 출시된 뱅크월렛카카오의 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카카오페이는 상반기까지 오프라인 결제 추가를 준비중이며 뱅크월렛카카오는 바코드 결제를 통한 편의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IT 기업들이 핀테크 육성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은 ‘사업 적합성’ 때문이다. 이미 게임 및 포털 등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확실한 고객 인프라를 확보한 IT 기업들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앞세워 핀테크 시장에 도전할 경우 그 어떤 기업보다 빠른 성장과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국내 1위 IT 기업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솔루션 기업인 루프페이를 인수하며 핀테크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함에 따라 핀테크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분석 기업인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17년까지 전 세계에서 4억5000만명 이상이 모바일 결제를 통해 7210억 달러(약 800조1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IT 기업들의 핀테크 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권 입장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각종 규제 정책의 완화 및 단계적 철폐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KB투자증권 이소용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금융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매우 강력해 핀테크 산업이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못했다”며 “최근 정부가 규제 완화 움직임 및 핀테크 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하고 있어 우호적인 정책으로 인해 가장 먼저 시동을 건 간편결제 및 O2O 관련 업체들에 대한 중단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