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신해철씨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모(45)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원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4시 45분께 S병원 3층 수술실에서 신해철씨를 상대로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강 원장은 신해철씨의 동의 없이 위축소술을 병행 시술했고 이후 소장과 심낭에 각각 1㎝와 3㎜의 천공이 생겼다.
그럼에도 강 원장은 "통상적인 회복과정"이라면서 적절한 진단 및 치료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조사 결과다.
S병원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감정을 맡았던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두 곳 모두 "신씨의 소장과 심낭에서 천공이 발생한 것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병원에서 수술 이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관리에 소홀했고, 통증 원인을 규명하거나 후속 치료 등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결론 내렸다.
강신몽 의료감정조사위원회은 "심낭 기종의 소견이 있었음에도 심낭 천공에 대한 발견과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했다"며 "복막염 진단을 위해 최소한의 진찰과 검사는 시행되었으나 입원을 유지해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10월 19일 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1만 4천900으로 나왔는데 이는 복막염을 지나 이미 패혈증에 이른 상태로 어떤 조건하에서도 퇴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신씨는 퇴원했고, 같은 달 20일 새벽 38.8도의 고열과 통증을 호소하며 다시 병원을 찾았으나 강 원장은 "수술 이후 일반적인 증상이고 참아야 한다. 복막염은 아니니 안심하라"면서 마약성 진통제와 산소만 투여했다.
신씨는 재차 퇴원했다가 같은 달 22일 심정지를 일으켰고,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27일 결국 숨졌다.
강 원장은 경찰에서 "신씨가 연예활동 때문에 퇴원해야 한다고 말해 막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강 원장은 신씨를 입원시킨 뒤 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우선 이 같은 감정결과를 토대로 강 원장의 환자 관리 소홀로 인한 의료과실이 신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전제했다.
또 마약성 진통제가 듣지 않을 정도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퇴원시킨 것도 의료과실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복막염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강 원장은 신씨에게 '수술 이후 일반적인 증상'이라며 마약성 진통제와 산소만 투여하고, 퇴원을 막지 못한 것은 의료진의 적절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결국 경찰은 가슴 통증과 고열, 비정상적인 백혈구 수치로 복막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강 원장은 원인 규명이나 후속 조치가 미흡했고,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퇴원시킨 것은 명백한 의료과실이라고 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에게 이미 복막염을 지나 패혈증 단계에 이른 상황을 진단하지 못한 채 그 원인 규명과 치료를 게을리 했다"며 "강 원장의 적극적 치료행위 및 추적관찰의 부재, 위급상황에 대한 판단 오류 등이 신씨의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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