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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숨어들어가 성행위 장면 엿보려했지만…커플이 잠만 자자 홧김에 방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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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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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타인의 성행위 장면을 훔쳐보려던 30대 남자가 오랜시간 기다려도 '장면'이 연출되지 않자 홧김에 불을 지른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방화를 저지른 이모씨(31)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와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작년 10월 하순 어느 날 새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에 이씨는 출입구 주변 별개로 난 계단으로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겼다.

이 모텔은 당초 연립주택을 개조한 곳으로, 계단은 객실 창문 바로 바깥의 난간과 연결돼 있었다.

이씨가 이런 야심한 시각 이곳을 찾은 이유는 다른 투숙객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지켜보려는 목적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7년에도 한 모텔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다 적발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과가 있었다.

이씨는 약 2시간 전 이곳 모텔에 들어와 각 방을 돌아다니며 방문에 귀를 기울여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3층의 한 객실에서 인기척이 나자 이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계단을 통해서 이 방 바깥 난간에 다다르자 몸을 숨기고 약 30여분간 기다렸다. 그러나 커플이 그대로 잠들어 버려 끝내 바라던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순간 화가 난 이씨는 오전 6시 30분께 피우던 담배를 창문으로 던져 객실에 불을 지르려 했다. 담배꽁초는 객실 침대 이불에 떨어졌지만, 연기에 놀라 잠에서 깬 커플이 화장실에서 떠 온 물로 재빨리 꺼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소동이 빚어지자 모텔 주인이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도망친 이씨는 약 5개월가량을 피해 다녔지만 결국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거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성행위를 할 사정이 못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도 보려고 했다"며 "그런데 커플이 그냥 잠을 자 버려서 순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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