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위 공직자 보유재산과 담당직무 연관성 첫 심사… '박원순법' 본격 가동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내달 중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주식 등 보유재산과 담당직무와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처음으로 심사한다. 청탁에 노출될 소지가 많은 4급 이상 간부는 분기별 1회 청탁 내용 의무등록제를 시행한다.

시는 공직자가 대가성, 직무관련성을 불문하고 단돈 1000원이라도 받으면 처벌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작년 8월 발표한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 일명 '박원순법'의 세부 실행 계획을 이 같이 확정해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획의 골자는 △3급 이상 공직자 이해충돌 여부 심사 △4급 이상 공직자 청탁 등록 의무화 △퇴직공직자 행동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다.

'박원순법'의 핵심인 이해충돌 여부 심사는 3급 이상 공무원이 대상이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재산과 소관 업무간 연관성을 들여다본다. 신청자에 한해 심사하는 자발적 참여가 전제다. 해당하는 실‧국‧본부장은 총 52명이다.

시는 이달 13~31일 대상자 접수 뒤 심사청구서, 정기 재산변동신고서, 최근 1년간 추진 업무내역 자료를 제출받아 4월 중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를 벌인다.

심사는 공통 및 재산항목별(부동산, 주식, 출자지분·출연재산) 종합심사를 통해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재산과 소관 업무간 직무관련성을 판단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보유재산과 직무와 연관성이 밝혀지면 전보 등 인사조치를 내린다.

시는 공직자의 온라인 청탁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탁등록시스템 개편, 4급 이상 간부 의무등록제 시행, 청탁 특별등록기간 운영 등을 추진한다.

우선 '청탁등록시스템'을 행정포털 메인화면에 노출시켜 접근성을 높인다. 또 3단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공직자 스스로 등록 대상 여부도 쉽게 판단하도록 돕는다.

4급 이상 간부 의무등록제는 청탁에 노출될 소지가 많은 본청, 사업소 4급 이상 공직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청탁 특별등록기간은 매 분기별 첫째주로 지정한다.

퇴직공직자 행동 가이드라인은 관련 법규와 권고사항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달부터 퇴직예정자 강좌에 교육자료로 제공한다.

주요 내용은 개정된 공직자 윤리법과 시 공무원 행동강령을 반영해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업무취급제한 및 행위제한 △퇴직 후 재산 변동사항 신고 △부당이익 수수금지 △ 이해관계로부터 독립 등이다.

임동국 서울시 조사담당관은 "공직사회 혁신대책은 부패와 비리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청렴 만큼은 서울시가 다른 공공기관의 기준이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