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한국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전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역할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많은 한국인 소녀들이 세계 2차 대전 중 극심하게 잔인한 성적 착취를 당했다”며 “한국에는 성적 노예의 피해자였던 할머니 가운데 53명만이 생존해 있으며 올해 두 분이 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할머니들이 70여 년 전 전쟁의 총성으로부터는 자유로워졌으나 마음속 고통으로부터는 아직 해방되지 못한 상태”라며 “할머니들의 소망은 전 세계인이 (일본군 위안부) 비극을 제대로 알고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게이 맥두걸 전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은 강한 어조로 전시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부든, 민간이든, 국제평화유지군이든, 누구에 의한 것이든 전시 성폭력이 처벌받지 않는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며 “각국 정부의 최고의사결정권자 차원에서 전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신혜수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전 정대협 상임대표)도 “전시 성폭력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가해자에 대한 예외없는 엄중한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신 상임대표는 “1995년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된 국제사회 최초의 여성권익 결의안인 ‘베이징행동강령’에도 이미 무력 분쟁과 이에 따른 여성 권익 문제가 포함돼 있다”면서 베이징행동강령 취지에 맞춰 ‘일본군 위안부 가해자’ 등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20년이 넘게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일본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윤 대표는 “할머니들이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전쟁범죄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사과하고 국제사회가 재발 방지 교육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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