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3시 32분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 더 들어간 곳에서 나무에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성 전 회장은 유서를 남기고 오전 5시 11분께 검은색 패딩과 바지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청남동 자택을 나온 후 택시를 타고 종로 일대에 내린 뒤 자취를 감췄고 경찰의 수색 끝에 발견됐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성 전 회장은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줬다"며 "그렇게 경선을 치른 이다.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며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2006∼2013년 5월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로 검찰에 의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성 전회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자원개발 공사진행률과 공사금액, 수익 등을 조작해 95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었다.
그는"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잘못 알려진 사실로 인해 한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아 참담하다"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정치를 하면서 부끄러운 적은 있어도 파렴치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다"고 강조했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저는 MB맨이 아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워크아웃 명단에 포함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해 경남기업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자원개발 성공불융자금의 집행은 '선집행 후정산' 방식으로 융자금을 주관사인 공공기관에서 신청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며 "사업 목적 외 사적 유용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공불융자는 해외자원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 모두 신청할 수 있기에 경남기업만이 특혜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시 현역 국회의원 신분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어떠한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 전 회장의 주장과 달리 검찰 수사가 가속화하면서 구속 위기에 직면했고 정치적 재기나 기업인으로서의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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