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 설립해 교육정책 지속성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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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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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정부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해 교육정책의 지속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한국교육행정학회․한국교원교육학회와 공동으로 11일 교총회관에서 개최하는 '교육현장의 관점에서 본 5․31 교육개혁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한 ‘5․31 교육개혁 20주년 평가’ 첫 세미나 발표 자료에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서 집권 세력의 신념, 표에 대한 집착 등이 정책 방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미래 예측가능하고 교육적인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처럼 독립적인 지위를 갖춘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위원의 절반 정도만 교체되도록 해야 하는 한편 위원회의 핵심 역할은 교육의 지속성과 10~20년을 내다보는 미래 발전 방향 제시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5․31 교육개혁 20주년’을 맞아 한국 교육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받고 있는 정부 주도의 교육개혁을 외부 전문가적 시각이 아닌 학교현장의 눈높이에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 20년의 교육 패러다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2회 연속 세미나다.

세미나는 ‘교육현장의 관점에서 바라 본 5․31 교육개혁’에 대해 신현석 고려대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교육과정(최의창 서울대 교수), 실천중심 인성교육(유병열 서울교대 교수), 대학입학전형제도(안선회 중부대 교수), 고교 다양화 및 자율화(김성열 경남대 교수), 대학개혁(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등 총 5개 세션으로 나눠 ‘5․31 교육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주제발표와 토론을 한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발표 자료집에서 새로운 미래 20년의 교육 패러다임 방향으로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교육정책 추진을 주문하고 이를 위해서는 초정권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의창 서울대 교수는 ‘5․31 교육개혁’ 이후 한국 교육정책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수직상승과 급진직하, 반전과 역전, 뒤틀림과 용솟음,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아드레날린 자극제가 나오고 오죽하면 강산도 10년이 돼야 겨우 변하는데 학교는 정권이 바뀌는 매 5년마다 완전 탈바꿈한다는 푸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정책 결정에 대한 교원의 참여가 보장돼야 하며 국가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적으로 주관하고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독립된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5․31 교육개혁 영향으로 7차 교육과정 이후 몇 차례 진행된 수시개정교육과정이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성 강한 교육과정 방향을 보다 다양하고 학생 선택권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전환시켰고 학교 현장에서 자율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국가, 지역, 학교의 역할 분담 체계에 따라 구제적인 자율성 확대 지침과 교육과정 지원체계 확립으로 교육과정 운영․편성의 실질적 보장이 문서상으로 이뤄지게 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잦은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 교육 개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빈번한 개정으로 교육과정 실천 현장인 학교는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무감각하게 됐고 신자유주의에서 추구하는 수요자 중심 교육이 정권에 따라 정치적 목적과 전략에 사용되면서 정작 교육을 실천하는 교원들의 관점은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 이후 개정은 정치논리 배후의 경제논리를 교육개혁에 관철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땜질식, 정치논리에 휘둘린 주먹구구식 개정으로 공교육 정신을 말살하고 경제력이 있는 학생에 유리하게 진행되면서 2012년에는 3가지 교육과정이 혼재된 상태로 운영되기도 했다며 교육과정의 일관성 문제도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학교교육과정이 국가수준 교육과정과 시․도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바탕으로 실천돼야 하지만 반대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먼저 시행되고 교육과정이 이를 뒤쫓아 가는 형국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한 정책이 아니다보니 학교 현장은 허둥대고 여건 미비로 활동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며 교육과정 다양화와 특성화에 따른 집중이수제, 교과군, 학년군, 창의적 체험활동, 고교 선택교육과정 등 5․31 교육과정 개혁에서 꾸준히 강조돼온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은 입시위주의 교과 운영에 따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나 권익 추가, 학생 발달단계와 무관하게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지난 교육과정 개정체제에 대해 반성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된 교육과정 체제 수정 필요하며 교육과정은 적어도 5~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가운데 학교 현장의 현실, 교육과정과 교원의 실천 사이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정책 결정에 대한 교원 참여가 보장돼야 하며 국가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적으로 주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독립된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 학교평가시스템 마련, 톱다운 방식의 현행 교육부, 시·도교육청 중심의 교육과정 권한의 학교와 교원으로의 이양, 교육과정 다양화, 특성화 정착을 위한 지원방안으로 교원의 법정정원확보와 정규 교원 수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등을 요구했다.

유병열 서울교대 교수는 ‘실천중심 인성교육의 성과와 과제’에서 5․31 교육개혁부터 노무현 정부까지는 인성교육 정책의 태동 및 퇴보적 유지기로 입시경쟁의 지식 중심 학교교육으로 인한 인성․도덕성 상실로 인성교육, 도덕 교육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발생시켰고 정부는 해결책으로 ‘실천위주의 인성교육 강화’를 제시했지만 인성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탐색과 대안 제시가 이뤄진 동시에 전반적으로 표면적으로만 인성교육이 강조돼 퇴보돼갔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창의성 중시, 인성 경시 교육 정책을 맞아 쇠퇴기에 이르면서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로 인성교육의 위기가 세상에 드러나게 됐고 박근혜 정부 이후 2014년 12월 ‘인성교육진흥법’을 통과시키면서 인성교육의 큰 변혁을 이뤄내 부활기에 이르른 가운데 5․31 교육개혁부터 인성교육진흥법 통과까지의 성과는 교육의 중요한 방향으로 인성교육 제시, 실천위주 인성교육 방향 설정, 정규교과 전체로 확대된 인성교육, 시공간적으로 확대․연계된 인성교육, 독립된 법 제정 등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천적 인성교육이 강조돼왔음에도 인성교육의 효과․주체․내용․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한계로 인성교육 정책의 불명확성, 잦은 변경, 대증적 처방식 접근, 탈맥락성 등이 문제이며 혼란스러운 인성교육의 개념, 내용과 인성교육 관련 행정업무 과중 등도 해결돼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인성교육 개선을 위해서는 현장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진단하는 것이 순리로 인성교육을 통한 지적․도덕적․시민적 덕성을 잘 설정하고 집중 추구해 학생들이 통합적이고 유덕한 인격을 점차 발달시켜가도록 해야 하며 인성교육을 정규교과와 별도로 이뤄지는 방법․프로그램으로 생각하지 않는 총체적 접근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인성교육의 중요한 맥락인 교사가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며, 정당한 교권이 존중되는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대학입학전형제도 개선의 성과와 과제’ 주제발표에서 5·31 교육개혁에서 대입제도 핵심은 ‘대입제도의 자율화'로 그 이후로 지금까지 대학은 이전보다 훨씬 큰 학생선발자율권을 가지게 됐고 겉으로는 학교 교육정상화에 일부 진전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지식 암기 위주 교육이 심화되고 학생 학부모는 너무 복잡한 대입제도로 고통스러워하게 된 가운데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됐다며 대입 자율화는 대학의 선발 경쟁을 심화하고 대입전형요소를 증가시키며 대입전형의 복잡성과 안정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서류 등 학교에서 반영된 전형요소를 확대하려는 공교육강화정책은 공교육 경쟁을 심화시켜 반대로 사교육을 강화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박근혜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교육정책의 효과성 평가를 위한 교사, 학생,학부모 1,152명 설문조사에서 ‘전형 간소화’에 대한 효과성만 중간점을 미미하게 상회할 뿐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 행복교육 실현 등 나머지 정책목표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역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현재 대입제도는 국․영수 중심의 선발구조로 대입에서의 선발타당성이 부족해 전공모집단위 특성에 적합한 적격자 선발에 실패하고 있다며 학생부 전형의 지나친 확대로 대입전형은 복잡해지고 선발공정성은 약화됐으며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 실기위주 전형 확대, 대학별 논술전형 유지 등은 내신 사교육, 컨설팅 사교육, 예체능 및 논술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로 맞춤형 대입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진로(전공·모집단위) 별 맞춤 전형으로 학생 꿈 키우기 지원, 학생 선발의 타당성을 제고하고 고른기회입학전형,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입제도의 단순화와 학습맞춤형, 부담경감형 대입제도를 실현해야 하며 학생부 비율 적정화, 전공적합성, 바른 인성, 창의성 중시, 공정성, 객관성, 신뢰도 제고(상세 전형기준 공개, 다수․다단계 평가 실시, 전형결과 공개, 부정입학 원천적 예방 및 확인조치 법제화), 학생부 전형을 위한 내신평가 제도 개선, 절대평가 성격의 성취평가 정착과 성적부풀리기 방지 등 학생부 전형 개선과 수능 적정 난이도 유지, 고급사고력·창의력 중심 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고교 다양화 및 자율화의 성과와 과제’ 주제 발표에서 자사고 정책은 고교 다양화 정책의 한 유형이지만, 존폐 논란이 가장 뜨거운 정책이지만 교육의 다양성과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가능하게 하는 자사고 제도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일부 모습들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과를 범하는 것이며 자사고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반고 역량 강화는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달성될 성질이 아니며, 일반고 자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자사고가 입시 위주 교육 비판 극복을 위해 교육과정 편성을 더 다양화하고 운영을 활성화해야 하며 등록금 등 학생부담경비 보다 법인전입금 등을 증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포함한 취약계층 학생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또 자사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 교육방법, 학교운영체제 등에서 혁신적인 학교 운영의 모델이 돼야 하며 정부와 시·도교육청도 엄정한 지정 평가로 자사고 수 적정선 유지, 일반고 지원 확대, 교육 불평등 완화를 위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등 취약계층 학생 지원 제도 강화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대학개혁의 성과와 과제’ 주제발표에서 5․31 교육개혁 당시 추진 정책 중 현재 대학교육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대학설립준칙주의와 단설전문대학원 설치 등의 대학 다양화․특성화를 위한 대학 설립 개방정책, 대학정원 자율화 정책으로 신자유주의에 의거해 실시한 대학 자율과 대학 간 자유경쟁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강력한 대학구조개혁을 불러왔다며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은 대학 인가 과정의 투명성과 일관성 확보, 대학 유형의 다양화(소규모 특성화 대학과 대학원 존립 가능)등으로 대학기관수(1996년 134개교→2014년 189개교, 55개교↑)와 학생 수(1995년 187만8225명→2003년 292만5957명, 104만8000명(55.8%)↑)가 급증했는데 출산율 감소로 대학 수요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질을 떨어뜨리며 대학수와 입학정원을 늘린 정책은 타당하다고 평가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산업대학, 전문대학, 각종학교의 4년제 대학 개편 유도로 대학의 다양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4년제 대학의 질을 저하시켰다며 대학정원 자율화 정책은 대학진학률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예상과 달리 장기적으로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수 등 교육여건 약화, 부실화된 대학과 미충원 대학 양산, 입학생들의 교육과정 이수능력․노동시장 수요 미 고려, 입학자 수 감소 예상 등의 문제점이 지적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교육여건 악화에 따라 국제경쟁력이 저하됐고 사립대학 의존율도 증가했으며, 전문대․산업대 비중이 급감해 인력 수요와 배치되는 대학 정원이 늘어났다며 대학교육의 수요 감소 요인 뿐 아니라 미래 수요 증가 요인(재취업 증가, 평균수명 연장 등)과 세계 고등교육 인구 증가(국제교류, 유학생)도 함께 고려해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사립대 의존 수준을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아 단계적으로 낮춰 가야하며 사립대학에 대한 종전의 일원적인 규제보다는 ‘정부지원형’과 ‘자율형’으로 나눠 정부지원형은 과감한 재정지원 확대하는 대신 책무성을 묻고 자율형은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정원, 등록금, 학생선발 등 획기적인 자율권을 부여받는 등 규제 방식을 다원화해야한다며 중견직업인을 양성하는 전문대 비중, 특히 공립전문대 비중 및 지원방안에 대한 명확한 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공립 전문대생은 단 2%로 미국 78%, OECD 평균 59%에 비해 너무 낮은 형편으로 차제에 국가가 대학 운영의 절반을 책임지는 ‘공유형 사립전문대학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인 대학교육개혁을 위한 전제조건은 ‘신실력주의사회 구축’과 정권을 초월해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립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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