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50% 이상 급등한데 이어 올해 역시 20% 이상 빠르게 오르며 4000선을 돌파한 중국 증시 투자에 이제는 '이성(理性)'과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는 리다샤오(李大霄) 영대(英大)증권 수석 애널리스트가 너도나도 증시로 몰려드는 시장 분위기에 "지금은 신규투자에 적절치 않은 시기"라며 찬물을 끼얹었다고 11일 전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가 7년만에 4000선을 돌파했고 향후 계속 불마켓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이미 곳곳에서 '경고음'이 감지, 리스크가 커져 신규투자, 특히 맹목적인 투기를 할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금시장에 몰련던 중국 다마(大媽·아줌마)는 물론,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렸던 투자자들까지 모두 증시로 밀려드는 현실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리는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선을 돌파했고 상장사 44.63%의 주가수익률(PER)이 100배를 넘은 상태"라며 "이는 지난 2007년 급락 이전 수준을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주간 신규개설 계좌 수는 약 166만개로 2007년 178만에 근접한 것 역시 투기 과열의 증거로 언급됐다. 리는 또 "빚을 내 증시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이미 1조4000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은 중국 A주 상장사 중 1000여 곳 이상의 주가가 2007년 시기 최고점을 이미 돌파한 사실을 들며 거품 붕괴를 우려했으며 외신은 중국 증시 IT 종목이 급등, PER이 220배로 치솟는 등 미국 버블닷컴 시기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규진입에 적절한 시기는 아니지만 중국 증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은 이미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증시가 무려 70% 이상 급등했음에도 아직 상승공간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빠르면 2분기, 늦어도 올해 안에 45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화태(華泰) 증권 관계자는 "신규 기업공개(IPO)에 따른 물량 유입 등이 예고돼있지만 증시에 큰 타격은 주지 못할 것"이라며 "4500선 돌파는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5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 불마켓 기조 지속과 함께 리스크도 급증하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한다"면서 "집을 팔고, 직장을 그만두고, 보험해지, 대출을 해서 주식에 투자하는 투기는 절대 금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78포인트(1.94%) 상승한 4034.31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216.60포인트(1.57%) 오른 14013.34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 지수가 4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3월 12일(4070.12) 이후 7년 1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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