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비리에 멍든 한국, 21세기 자원전쟁에 무방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4-12 12: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로열더치셸, 세기의 인수거래 배경은?

[그래픽=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석유와 셰일오일의 21세기형 ‘자원전쟁’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지만, 한국의 대응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국제유가로 여겨지는데, 한국은 유가 변동성에 대비한 자원 확보전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최근 자원외교 비리 의혹 등 내부에서 곪아터진 문제로 해외자원개발 동력이 약화될 것에 대한 우려도 높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과 북미 등 비전통 오일 부존국가간 공급 주도권 경쟁이 저유가 사태를 낳고 있다. 저유가는 다시 산유국의 외환위기를 부추기고, 디플레이션 우려로 번지고 있다. 이는 또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등 자국통화의 인위적 평가절하에 나서는 ‘환율전쟁’의 빌미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가 자원이란 변수로 요동침에 따라 유망 자원 확보를 위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저유가로 인한 가격약세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천연가스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의 50%, 석유의 70% 수준에 불과한 천연가스는 각국이 친환경정책을 강화하는 기조에 부합돼 유망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로열더치셸이 약 700억달러(76조원)에 영국 BG그룹을 인수키로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 경제사에서 손꼽힐 만한 이번 대규모 거래는 천연가스가 핵심인 것으로 분석된다.

BG그룹은 가스 전문기업으로 전체 생산량 중 가스의 비중이 64%인 것으로 알려졌다. BG를 인수한 셸은 2018년까지 연간 4500만톤의 LNG(액화천연가스)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로 도약할 것이 전망된다.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엑슨모빌의 추가 인수 가능성 등 세계의 자원 확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한국은 자원비리가 불거져 이를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해외자원개발업계는 한국의 자원비리와 관련, 성공불융자 등 제도 악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제도 폐지로 인한 산업 동력이 상실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웅태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연구실장은 “자원개발 사업은 단순하게 수익을 얻는 게 아니라 전문인력 육성 등 역량 강화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감사원에서 추후 방향을 조정하겠지만, 목표 위주보다는 내실화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 추진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발전 및 도시가스업계 등에서는 국내 시장이 천연가스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최근 산업계는 공장 가동연료로 비싼 천연가스 대신 벙커유나 LPG(액화석유가스) 사용량을 늘려 삼천리 등 산업용 수요가 많은 도시가스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엔 국내 천연가스를 독점 수입하는 가스공사가 장기 계약 등에 얽매여 저유가로 인한 국제가격 하락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SK E&S, GS파워,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 LNG발전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전력 비용 최소화를 위해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에 문제제기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셰일가스 개발과 러시아 극동지역 천연가스 공급 전망 등으로 LNG발전 및 화학원료, 수송용‧산업용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가운데 국내 발전부문 LNG 사용량이 급감하면 국가 에너지수급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란 주장이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원전과 석탄에 대한 세제가 낮고, 원전보험료가 굉장히 저평가 돼 LNG발전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또 “원전과 석탄발전의 송전망을 포함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환경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등 합리적인 전원믹스를 위해 LNG발전과의 비용평가비교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