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막상 떠나보내려니 아쉬운 ‘룸메이트’…결국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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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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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호기롭게 시작한 스타들의 동거 생활이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해 5월 첫 방송해 14일 마지막으로 전파를 탄 SBS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는 전국 시청률 3.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직전 방송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같은 시간대 최하위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새로운 주거 형태인 ‘셰어하우스’를 소재로 해 연예인 10여 명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축되는 호화로운 집에 몰아넣고 60대의 카메라를 들이밀었을 때 그들의 실패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실체 없는 셰어하우스 생활과 삼각관계·사각관계를 넘어서는 복잡한 애정전선, 출연진의 연이은 논란으로 외면받았다.

제작진은 서둘러 재정비에 나섰다. 출연진 11명 중 6명을 빼고 7명을 새로 섭외한 뒤 ‘시즌 2’라고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으리으리’한 인기를 누렸던 이국주를 섭외해 기존 멤버 조세호와의 호흡을 노렸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예능에 출연하는 배종옥과 그룹 god 멤버 박준형에게 큰 언니, 큰 형 역할을 맡겼다.

소녀시대의 써니와 카라 멤버 허영지로 남성 시청자를 노리고, 그룹 갓세븐의 잭슨(홍콩), 영화 ‘명량’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일본)로 다문화적 요소도 첨가했다.

캐릭터 구성은 훌륭하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천성 방송인’ 이국주의 노련함과 ‘냉동 인간’ 박준형의 어리숙한 모습은 예외 없이 웃음을 안긴다. 신예 허영지도 목젖이 다 보이지만 소리는 나지 않는 ‘음소거 웃음’으로 제 도리를 다했다. 시도 때도 없이 덤블링을 시도하는 엉뚱한 잭슨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지만 tvN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을 성공시킨 나영석 PD처럼, 사소한 것도 허투루 흘리는 법 없이 특별하게 포장할 수 있는 PD의 부재는 절망적이다. 평범한 일상을 한껏 더 시시껄렁해 보이게 하는 과장된 편집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채널을 돌리지 않는 이유는 잡스러운 포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출연자들 사이의 정이다. 생전 만난 적 없는 연예인들이 살을 부대끼고 살면서 형성된 연대감이 TV 넘어서까지 느껴지니 말이다. 헐거운 편집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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