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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장애인들의 합동결혼식이 23일 오전 40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시 효자동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열렸다.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오늘은 아픔의 기억을 미래의 행복으로 바꾸는 축복받은 날입니다. 오늘만큼은 자식걱정, 집안걱정 모두 다 내려놓고 두 사람만의 뜻 깊은 날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효자동 오펠리스웨딩홀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하나 마련됐다. 신체 장애인들의 합동결혼식이다. 웨딩홀에는 이들의 합동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400여명의 하객과 가족들로 북적였다.
생활이 어려워서, 장애가 있어서, 나이가 많아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지낸 11쌍의 장애인 부부들.
이들 가운데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신랑도, 앞을 보지 못하는 신부도, 고희(70세)를 훌쩍 넘긴 노부부도 있었다. 삼십을 갓 넘긴 신부도 있었으나 오십 줄을 넘긴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기실에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랑신부들이 꽃단장을 하고 연달아 터지는 카메라 후레쉬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순간만큼은 장애의 아픔도, 삶의 고단함도 모두 내려놓은 채 둘 간의 아름다운 백년해로를 기약했다.
“당신 품에 안긴 내가 느끼는 감정은 주체할 수가 없어요. 바깥세상이 감당하기에 너무 어려울지라도 당신과 함께라면 모든 어려움도 끝나 버려요”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신랑신부 입장이 차례로 펼쳐졌다. 다소 어색한 발걸음이지만 그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얼마나 오래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순간인가.
양가 어머니를 대신해 송하진 도지사 부인 오경진 여사와 김정자 전북여성단체협의회장의 ‘점촉’에 이어 이일우 사)전북신체장애인협회장의 주례사가 있었다.
“오늘 펼쳐지는 이 축복의 순간을 하나하나 놓치지 말고, 두 사람 사이에 고이고이 담아서 평생 행복한 삶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에 앞서 임용택 전북은행장은 격려사를 통해 “어려운 형편 때문에 미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신체 장애인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꿈과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이번 신체장애인 합동결혼식은 전북은행과 (사)전북신체장애인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신체장애인합동결혼식은 올해까지 16년 간 이어지고 있다. 매년 11~15쌍의 결혼식을 진행하며 모두 203쌍에게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려줬다.
올해도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지낸 저소득 동거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북신체장애인협회 각 시·군 지부에서 희망자 접수를 통해 11쌍을 선정했다.
결혼식에 필요한 신랑신부 예복(양복, 한복, 드레스)와 예물, 신혼여행경비 등 비용 일체를 전북은행을 비롯 지역사회 지원과 후원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전북신체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드래작업장 수익금 중 일부가 지원되어 그 의미가 더 컸다.
이날 결혼식을 마친 부부들은 중국 상해로 2박 3일 간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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