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이 어려운 금융권 경영환경 속에서도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4.4% 상승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결과물보다는 일회성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2분기에는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을 지속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KB·신한·하나·NH농협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IBK기업 등 2개 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369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7630억원보다 3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6486억원에 비하면 4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올해 1분기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둔 금융사는 KB금융지주로 605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3592억원에 비해서는 68.4%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해 4분기 2030억원에 비해서는 3배가량 늘었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5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에 이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5584억원에 비하면 6.0% 상승에 그쳤으나 지난해 4분기 3131억원에 비해서는 89.1% 급증했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1927억원 대비 94.0% 증가한 실적을 거뒀으며, NH농협금융 역시 지난해 1분기 30억원에 비해 급등한 13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각각 2908억원, 370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으나 기업은행은 13.2% 증가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증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개선보다 일회성 이익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의 경우 1803억원 규모의 법인세 환급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 했다. 순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했으나 수수료수익이 21.9% 상승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나금융 역시 신탁보수·증권신탁·인수자문 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2.9% 증가한 4669억원으로 집계된 데다,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해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대손충당금은 같은 기간 11.9%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삼성자동차 부채 관련 위약금 소송 승소로 1300여억원의 영업외이익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유가증권 배당수익 등 비이자이익 증가와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로 당기순이익을 늘렸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저금리 등으로 인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지난달 안심전환대출 유동화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및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0.04~0.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취급수수료 및 유가증권이익이 이를 상쇄시켜 실적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은행권 자산이 크게 감소하고 NIM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700억원 수준의 취급수수료가 일시에 계상된다"고 말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도 "유가증권이익 증가는 은행들이 채권보유를 줄이고 대출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변화과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NIM 하락으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분을 채권매매익 등 유가증권이익 증가분이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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