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시중은행 너도나도 동남아 진출… 과열 경쟁 속 '제살 깎아먹기'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5-14 15: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성장 한계에 다다른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잇따라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진출하는 국가가 대부분 동남아시아 일대에 쏠려 있어 국내 은행들끼리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 고객의 대다수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한정돼 있어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의 경우 매년 4~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은행업이 아직 발달하지않아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해외 진출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자카르타 소재 현지은행 지분 인수를 승인받았다. 신한은행은 이로써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인도 등 주요 동남아 금융시장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베트남 호치민에 지난 2007년 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8년 만에 지점 문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현재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진출해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13일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지점 설립 인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캄보디아 프놈펜에 사무소를 열었고, 4월에는 인도 뉴델리 지점을 개점했다.

우리은행은 올 초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소다라은행 지분을 인수해 합병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킨 바 있다. 작년 7월에는 캄보디아 서민금융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진출하는 국가가 특정 동남아 국가들로 쏠리다 보니 결국에는 국내 은행간 출혈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주요 고객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잡기 위한 은행간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각 은행의 해외법인이 손해를 감수하며 영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 비해 해외 점포의 이익 기여도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해외점포의 영업력 향상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국내 영업실적의 악화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87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말(788억4000만 달러) 대비 12.2% 증가했지만 해외점포 자산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에서 4.7%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해외점포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4억1000만 달러에서 6억300만 달러로 50% 넘게 증가했지만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에서 10.6%로 되레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의 눈치도 살펴야 하고, 해외법인간 실적 경쟁도 있기 때문에 서로 손해를 보면서 영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수익이 난다고 해도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해외법인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현지화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