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4이동통신 논란 ③ 실패한 일본의 제4이동통신 정책 답습하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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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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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소프트뱅크가 이모바일을 인수해 업계 2위로 등극했다. (사진=아이러브아이폰 홈페이지 자료사진)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제4이동통신사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례로 일본 이통시장을 들 수 있다.  2004년 소프트뱅크가 이통시장 진출 희망을 타진하자 일본 정부는 "이 기회에 이통시장을 4사 체제로 만들어 경쟁을 촉진시키자"며 신규 사업자 모집에 적극 나섰다.  

◆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 3사→4사→3사 체제로
2004년 일본의 이통시장은 NTT도코모, KDDI, 보다폰(Vodafone)의 3사 체제였다. 일본 정부는 2005년 신규 사업자 모집을 공고하면서 유인책으로 1.7MHz와 2MHz의 주파수를 우선 배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와 E모바일, IP모바일 등 3개 업체가 통신업계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소프트뱅크와 E모바일이 신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배정하기로 한 주파수 1.7MHz 대역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곧바로 소프트뱅크는 보다폰을 인수하면서 일본 이통시장은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E모바일 등 4사 체제로 재편됐다.

당시 일본 이통시장은 지금과 같은 데이터통신이 아닌 음성통화가 대세였던 상황을 감안해, 신규 사업자로 진출한 E모바일에게는 휴대폰 단말기 보다 ‘포켓 와이파이’와 같은 별도 데이터 단말기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을 요청했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당시 이통시장이 3사로 고착화돼 경쟁 촉진을 통한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2005년 일본 인구는 1억2000만 명이었으나 당시 이통 가입자 수가 1억 명을 밑돌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시장이 포화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신규 사업자 추가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5년에 사업승인을 받고 2007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E모바일은 결국 2013년 1월 소프트뱅크가 흡수하면서 일본 이통시장은 다시 3사 체제로 되돌아갔다.
 

[2005년 제4이동통신이 도입됐을 당시 일본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와 2015년 현재 한국 이동통신 가입자 수 ]


◆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은?
10년 전 일본과 지금의 한국 정부가 공통으로 내세운 제4이통사 추진의 명분은 경쟁촉진이다. 오랜 기간 고착화된 통신시장의 과점 체제를 벗어나 시장의 가격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차이점도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제4이통사를 설립한 2005년의 이통 가입자 수는 9648만 3732명으로 당시 인구 1억 2776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경우 현재 이통 가입자 수가 약 5700만 명으로 인구 5139만 명을 크게 넘어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다.

또 2005년 당시 일본의 이통시장은 ‘음성통화’가 주류를 이뤘기 때문에 주파수가 포화상태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데이터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주파수가 부족한 상태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정부가 신규 사업자를 출범시켜도 결국 시장 원리에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면서 “일본 이통 시장이 내놓은 모범답안은 인구 1억 2000만 명에 통신업체는 3개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인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국내 시장 규모로 4개 이통사를 존속시킬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이 8년 동안 공회전을 거듭한 끝에 다시 3개업체로 돌아왔는데, 우리가 신규 사업자를 추가해 실효성을 거둘 수 있겠느냐는 주장이나오는 이유다.

◆ 미래부 “일본 사례 면밀히 검토했다”
미래부는 이러한 일본 사례를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안착했느냐라는 측면만 갖고 판단한다면 실패했다고 보는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신규 사업자가 투입되면서 통신요금이 인하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결국 3사로 돌아왔으나 상당부분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었다”면서 “해외 사례 가운데는 신규 사업자를 투입해 성공한 프랑스와 같은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시장에 투입되어야 기대효과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조건 신규 사업자를 투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선정과정을 거쳐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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