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22년전. 당시 51세의 아버지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모든 것을 바꿔라'는 말과 함께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언했다. 그리고 22년이 지난 후 아버지만큼의 나이가 된 47세의 아들은 다시금 자기에게 주어진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과감히 변화하기위해 아버지의 경영 철학을 다시금 꺼내들었다.
◆'다시 읽는 신경영'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2주년을 맞아 새로운 변화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8일 '새로운 도전의 길, 신경영을 다시 읽다'라는 제목의 사내방송을 통해 신경영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는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한지 22주년을 맞는 해이다. 22년 전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핵심 경영진 200여명을 모아놓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모든 것을 바꿔라'는 말과 함께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언했다. 신경영의 시작이었다.
오늘날 신경영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재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신경영에 다시 주목해야"
이날 방송에서 삼성은 22년 전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신경영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경영이 양적 사고방식의 체질을 질 중심으로 바꾸려는 조치인 동시에 생존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발전시키는 과감한 도전이자 혁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신경영 이후 삼성그룹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지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 도전은 신경영을 통해 모든 것을 바꿨던 그때처럼 냉정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변화의 결단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경영 당시 국제화의 파도가 몰려온 것처럼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의 국경 없는 경쟁과 모바일 혁명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 위상과 과거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22년 전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금의 삼성은 대내외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삼성전자마저 실적이 반토막나는 등 경영 위기가 수차례 찾아왔다.
삼성은 방송을 통해 임직원에게 최근 경영 환경이 신경영 당시 국제화로 경쟁이 치열해지던 시기와 비슷하다며 다시 한번 신경영 정신을 발휘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경영 선언은 일회성 혁신에 머물지 않고 삼성의 정신이자 경영 방식으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인 '싱글'의 로그인 화면에 "변화라고 100% 변하라는 것이 아니다. 변할 만큼만 변해서 변한 것만큼 움직이자. 그러나 방향은 하나다"라는 신경영 문구가 담긴 이 회장의 사진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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