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말 많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 "후폭풍을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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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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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차장 정영일]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사업) 기업 선정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특허는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대기업이 참여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먹거리가 한정된 현재의 국내 유통 시장에서 참여 기업들은 면세점 사업을 획득,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 하고 있다. 연간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군침을 삼킬 만큼 매력적이다. 여기에 재벌 오너들까지 직접 유치전에 가세하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12월 한차례 더 있을 서울 시내면세점 2차 경쟁과 함께 올해 최대 유통시장의 화두인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정부의 부족한 준비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면세 사업자 선정에 따라 요동칠 주식시장에서 입지를 높이려는 증권사들의 리포트다. 

지난 6월 1일 신청서 접수가 마감된 후 이달 1일까지 30일 동안 쏟아져 나온 면세점 관련 증권사의 우열 나열형 리포터는 8개가 넘는다. 3일에 한번꼴로 보고서가 나온 셈이다.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거론된 기업의 주식은 널뛰기를 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반장 짜리 내용에 비교평가도 없이 ‘00사 유력’이라고 부실한 리포트를 냈다. 심지어 증권사가 소속된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곳도 있었다.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에 오랫동안 회자될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4일 현대백화점 IR담당 부사장이 자사의 평가를 나쁘게 내린 토러스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보고서를 삭제하라며 항의를 한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자세히 올리면서 증권가가 시끄러워졌다. 이와 관련해 어떤 언론들은 이 백화점 부사장을 성토했다. 또 일부 언론들은 증권사가 갑질을 한 것 아니냐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관세청의 평가 기준과 배점도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일부 심사 항목들이 비효율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본보가 지난 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한 ‘누구를 위한 면세점인가?’에서 밝혔듯이 사업 특성상 외국 관광객들이 주고객으로 면세 운영자 선정에 정작 확인해야 할 부분이 누락된 것이 많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 증진을 위한 실천 방안 △상품 구성(MD)에 대한 차별화 전략 △점차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면세상품 판매 촉진 등은 평가 기준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중소기업 제품 면적에 따른 배점 방식도 지적받고 있다. 특허 기간이 5년으로 비교적 짧아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재투자에 인색한 이유로 제기됐다. 

또 합작법인과 신규법인에 대한 평가 기준도 애매하다. 예를 들어 여러 기업이 참여한 합작 법인의 경우 재무 상태나 각종 실적을 평가할 때 적용 기업의 기준이나 평가 실적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배점을 할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 관세청은 해당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쟁탈전을 보면서 선정 후에 일어날 ‘심사 평가표 공개'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은 뻔한 일이다. 정치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기세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낙회 관세청장에게 2월 진행된 제주 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세부평가 점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김 청장이 ‘못하겠다’고 배짱을 부렸기 때문이다.

유통 공룡들 사이에서 벌어진 한 달동안의 서울 시내면세점 1라운드 경쟁의 승패는 이제 15명으로 구성된 최종 심사위원들의 판정으로 정해지게 됐다. 

이번 특허 심사 결과는 언젠가는 세상에 공개된다. 국민들이나 업계로부터 100% 동의는 얻지 못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현명하고 공정한 선정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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