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4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약 43%에 해당하는 61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메르스 사태로 증가 추세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며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아주경제신문은 메르스 여파에 침체된 관광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8일 관광업계 전문가를 초청한 가운데 본사에서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한국관광대학 설은종 교수와 FN투어 이진걸 대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권태일 박사, 한국관광공사 김성진 차장이 참석해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메르스 여파에 침체된 관광산업, 반등 폭 또한 클 것…안전한 한국 이미지 제고가 '중요'
지난 6월부터 불거지 메르스 사태로 유커들이 한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 등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한 달 간 방한 취소 관광객 수는 14만명에 육박했다. 더 심각한 것은 7.8월 성수기 신규 예약 건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김성진 차장은 "중국에서는 메르스로 인해 한국 여행 자제령을 권고하는 터라 유커들은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이 공포심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메르스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관광 인프라 및 콘텐츠를 구축해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국 여행사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해 한국을 홍보하고 지자체화 함께 팸투어를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메르스 안심 단계임을 확신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홍보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권태일 박사는 "실제로 한국에 체류하는 관광객 중 63% 가량은 안전하다고 느낀다. 또 메르스 불안에 떨던 관광객의 18%는 한국에 오면 오히려 안심을 한다."며 "이들이 메르스로부터 안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FN투어 이진걸 대표는 "한류스타 등 중국에 부는 한류 바람을 적극 활용해 한국이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관광대 설은종 교수는 "사스나 동일본대지진 당시 관광산업 침체 폭은 컸으나 약 두 달여 만에 대부분 회복세로 돌아 섰다."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기도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커에게 가장 중요한 관광 요소는 쇼핑…면세점 차별화 전략도 필요
본지가 6월 한 달 간 중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총 5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명동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유커들은 '쇼핑관광'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것이다.
김성진 차장은 "지난해 중국 여행사 씨트립이 발표한 해외여행보고에서도 명동과 동대문, 강남, 이태원이 방문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중 여성의 비율이 56.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여기에 중국내 소비계층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빠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들이 주로 개별관광을 선호하는 것도 쇼핑관광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장기적 관점을 갖고 봤을 때도 향후 쇼핑은 지속적으로 강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 시내 면세점이 유커를 유인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설은종 교수는 "중국은 수입 사치품에 대한 관세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유커의 다수는 좀더 저렴하게 쇼핑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밀려드는 유커 수에 비해 국내 시내면세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면세점 수를 더 늘리고 위치를 서울 제주에 국한하기 보다는 지방으로 분산시켜 관광객 밀집 문제, 주차난 해소 등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권태일 박사는 "상생의 관점에서 중소기업의 우수제품과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전통상품을 면세시장에도 고루 구성해 한국 고유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차별화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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