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데드라인 넘길 듯...'무기금수 해제' 놓고 이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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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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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고위 관료 "미국이 對이란 군사 제재에 집착"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상에 대해 "반드시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사진= AFP통신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이란 핵 협상이 또다시 시한 연장 위기에 놓였다. 협상 분위기가 차갑게 굳어지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는 언급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이란에 대한 무기금수 해제를 놓고 막판까지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행동계획(JPOA)에 따른 일부 대(對) 이란 제재 해제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1일 자정(한국시간 12일 오후 1시)까지다. 하지만 시한은 이제 무의미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핵 협상이 열리고 있는 오스트리아 시간대로 이날 밤 12시 이전에 협상을 타결한다고 해도 미국 의회승인법의 검토 기간은 이미 60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행 ‘이란 핵협상 승인법’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종 협상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지 않으면 일정상 의회의 검토기간이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의회 검토 기간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 수 없도록 규정해 만약 검토기간이 늘어나면 이란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해진다. 이렇게 되면 미 공화당, 걸프 수니파 왕정, 이스라엘, 이란 군부 등 핵협상에 부정적인 세력이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져 미 의회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커진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9일 밤(오스트리아 시간) “시한에 쫓기지도, 서두르지도 않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한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양측은 상대방의 결단과 양보만을 거듭 주장했다.

케리 장관은 9일 “무한정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몇몇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결정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이 협상과정의 종료선언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서방 국가들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지도자 국제담당 수석보좌관은 “그들이 우리의 마지노선을 존중해줄 때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며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한 고위 관료도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해가고 있었으나 갑자기 (서방측) 사람들이 달라진 생각과 관점을 제시했다”며 “서방 국가들의 입장 번복 탓에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이 관료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제재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해 대이란 무기금수 해제 문제가 최대 쟁점임을 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06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응해 이란에 대한 전차 등 중무기 판매 금지, 탄도미사일 관련 지원 기술 지원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이란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은 무기금수 해제 문제를 뺀 대부분의 쟁점에서 거의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합의안 문구는 이미 만들어졌다. 이제는 ‘예스’냐 ‘노’냐의 문제”라며 당사국들의 정치적 결정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시한 내 극적 타결 가능성이 거의 없어 세 번째로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협상 참가자들이 전했다. AP통신도 “케리 장관은 협상팀이 금요일 오전까지 이란 핵 합의를 결론짓지 못할 것을 예고했다”며 “협상을 빨리 끝내려는 미국으로서는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진척상황을 보고받았다”며 “협상이 앞으로 수주 더 끌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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