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입장에 대해 장기투자자 관점에서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권오인 팀장은 “지금 합병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삼성물산 주식이 일부 요동치고 있다”며 “합병무산 시 일시적으로 주식이 빠질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와 맞는 위치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은 단기투자자가 아닌 장기투자자”라면서 “합병이 되면 저평가된 물산 주식을 다량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은 결국 손해를 볼 것이고, 이는 가입자인 국민의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난 10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찬성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팀장은 “이번 합병문제는 의결권전문기관으로 넘겨 결정해야하는 사안인데도,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통해 단독으로 찬성 결정을 냈다”면서 “심지어 결정에 대한 근거마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의 국가간투자자소송(ISD) 제기 가능성도 점쳤다.
ISD는 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 및 정책 등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의 근거가 되는 자본시장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 팀장은 “이익을 내기 위해 한국에 투자한 엘리엇 측이 삼성물산 합병으로 손해를 입게 되면 ISD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실제 그런 상황이 되면 국민혈세만 소송비용에 낭비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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