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성물산은 전자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삼성그룹의 핵심으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분 16.5%를 보유하게 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최대주주 일가의 영향력도 더욱 강화된다.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삼성물산을 통해 이건희 회장에게서 이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의 큰 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다. 또한 새로운 삼성물산이 그간 지주사 역할을 해온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을 동시 흡수 합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역시 단순화하면서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23.2%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16.5%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각각 삼성물산 5.5%로 바뀐다. 또 이건희 회장은 제일모직 3.4%, 삼성물산 1.4%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2.9%로 변동된다. 합병 후 삼성물산의 오너 일가 지분 합계는 30.4%로, 여전히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의 규제 대상이 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합병하고 삼성SDS·제일모직을 상장하는 한편 화학·방산부문을 한화그룹으로 매각하는 등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삼성물산)의 최대주주(16.5%)로서 삼성그룹의 양대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지만 통합법인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11.27%(삼성물산4.06%+제일모직 7.21%)를 보유함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 통합법인이 삼성생명 지분도 19.3%(제일모직 보유)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은 이미 한차례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다시 추진하고, 제일모직 및 삼성물산에 흩어져있는 건설 사업 부분을 한데 합치는 등의 사업재편 마무리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