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류드라마 같은 ‘롯데 집안싸움’, 한국 오너경영의 한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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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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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번 롯데 사태가 경영권 다툼을 둘러싼 형제 간의 갈등 구도로 비춰지고, 일본인에게 익숙한 '재벌 한류드라마'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자 일본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마치 한류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롯데홀딩스(HD)가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일본명:시게미츠 타케오)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한 뒤 명예회장직에 임명한 인사를 둘러싼 일련의 ‘집안싸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어 지난 1월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신 회장의 장남 신동주(일본명:시게미츠 히로유키)의 이번 쿠데타에 대해서는 ‘시게미츠 상점’의 위태로움을 노출시켰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신격호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한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롯데HD 본사에 도착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차남 신동빈(일본명:시게미츠 아키오) 부회장을 포함한 6명을 이사직에서 해임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신 회장의 이날 조치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김을 강하게 느낀 롯데HD 이사회는 다음날 신 총괄회장의 대표권한 반환을 결정하며, 오히려 신 회장에게 반격을 가했다. 이날 밤 김포공항에 도착한 신 회장은 휠체어에 몸을 기댄 채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 회장에 대해 예전처럼 일본과 한국을 한달 마다 왕래하던 정력적인 모습은 사라졌다고 지적하면서 “신 회장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은 3년 만이며, 신 회장의 부인이 건강을 우려해 면담하려 했지만 이것도 거부한 채 일정을 강행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국 롯데 간부가 분노했다고 소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난 1월 해임은 신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사안으로 알려져 있으나, 7개월 만에 이번에는 신동빈 부회장을 배제시키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신 회장의 판단력에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매체는 롯데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근들어 신 회장은 보고 내용을 자주 깜빡하고, 때로는 같은 보고를 하게 하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치매는 아니지만, 나이 들어 판단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롯데가 유통, 식품,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60조원에 달하지만 전체 매출액의 90%를 한국과 일본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다른 국가로 확대시키는 것이 '롯데의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롯데그룹은 한국과 일본의 일체 경영 아래, 태국 방콕의 면세점 사업을 위해 함께 협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으나, 이번 집안싸움으로 직원들이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재벌들의 과거 ‘집안싸움’을 묶어 보도하고 있다.  과거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이라 불린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 자동차와 중공업, 대북사업으로 분열되는 사태까지 발전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번 롯데 사태도 오너경영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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