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일본에서 20여 년을 다큐 전문 사진 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야스쿠니 신사를 10여 년간 꾸준히 앵글에 담았다. 야스쿠니 신사는 여타의 다른 신사들과는 다르다.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패전 기념일에는 전쟁을 추억하고, 미화하는 군국주의의 망령이 춤을 추는 반면 벚꽃이 한창일 때는 행랑객들로 넘친다. 마치 유원지 같고 또 어떤 때는 야시장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야스쿠니 신사의 이러한 두 얼굴을 담고 있다.
일본 극우 세력들의 군국주의 성향은 야스쿠니 신사에서 노골화된다. 야스쿠니 신사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으로 사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등 14명이 비밀리에 합사되어 있는 점이다. 이런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참배가 이어진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들의 항의와 규탄이 이어진다.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를 규명하고, 극우 세력들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전쟁을 추억하고, 미화하는 장면을 집중 조명한 책은 지금까지 없다.
‘야스쿠니, 군국주의의 망령’은 이러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일본에서 20여 년을 다큐 전문 사진 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야스쿠니 신사를 10여 년간 꾸준히 앵글에 담았다. 참전 군인들은 군복을 다시 꺼내 입고 전쟁을 추억하고, 젊은 세대는 전쟁을 미화한다. 신사 곳곳에 욱일기가 나부끼고,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의 군가가 울려퍼진다. 신사 내부에 있는 전쟁박물관 유슈칸에는 지난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각종 전쟁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촬영이 엄격히 통제되는 전시실을 보면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음험한 군국주의의 망령이 똬리를 틀고 있다.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도 금해야 한다. 특히 국정을 책임진 총리나 정부 각료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속죄가 앞서야 용서와 화해가 가능한 법이다.
야스쿠니(靖國)는 나라(國)를 평안(靖)하게 하는 장소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가 그 이름 그대로 주변국들과 평안하게 공존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일본 극우 세력들과 정치인들의 건전한 역사 인식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국들과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136쪽 |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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