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은행 계좌에 입금 시 국제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하는 '골드뱅킹'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금값 하락으로 인해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549억6000만원이었던 KB국민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642억원으로 16.8%(92억4000만원) 증가했다.
국민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했던 4월까지 매월 10억원가량 증가했으나 금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5월 이후 크게 늘었다. 5월에는 전월 대비 26억7000만원 증가했으며 6월에는 26억2000만원 늘었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4409억원으로 올해 들어 증감을 반복하고 있으나 5월과 6월에는 잔액이 각각 95억원, 54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올해 1월 말 145억원에서 7월 말 206억원으로 42.1%(61억원) 증가했다. 증가폭 역시 매월 상승세를 기록해 지난 6월에는 올해 최대인 1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출시한 골드뱅킹 상품뿐만 아니라 골드바 판매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57억9000만원에서 5월 말 30억2000만원 수준까지 줄었던 국민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달 말 62억7000만원으로 5월 대비 2배 늘었다.
우리은행의 골드바 신규 판매실적 역시 지난 5월 14억9000만원으로 연초 38억원 대비 60.8%(23억1000만원) 줄었으나 이후 급증해 7월 말 36억70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각 은행의 골드뱅킹 및 골드바 판매 실적이 증가한 이유는 최근 급락한 금값 때문이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예·적금 등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해 매도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현물 가격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온스당 1090.70달러(약128만원)로 전일 대비 0.12%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2일 1300.7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해 1100~1200달러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7월 들어 급격히 떨어져 24일에는 온스당 1085.6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다.
이처럼 금값 하락으로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골드바 및 골드뱅킹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관계자는 "골드바의 경우 매입 시 부가가치세 10%가, 골드뱅킹은 15.4%가 징수되는데다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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