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인 전후 70년 담화에 과거사 관련 ‘사과’와 ‘침략’ 등의 표현을 명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은 아베 총리가 각의 결정을 거쳐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 원문에 '침략', '사죄', '통절한 반성', '식민지 지배' 등 4대 핵심 표현이 명기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역대 총리들이 담화문을 통해 강조했던 과거사 발언의 기본 입장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995년 발표된 전후 50년 담화인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발표된 '고이즈미 담화(전후 60년)'에서도 위와 같은 4대 핵심 표현이 모두 명기됐었다.
담화문의 최종 문구는 조율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담화문의 원안을 읽은 정부 관계자가 “전체적으로 대다수 국민이 공유할 수 있을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의견을 밝혀 담화문 내용이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 힘이 실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 장관도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 담화문이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정황상 4대 핵심 표현이 담길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아베 총리의 강경한 입장이 하루만에 뒤집힌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역대 내각에서 강조했던 문구를 사용할지 여부보다는 아베 정권의 관점을 담화문에 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해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 기존 입장을 고집할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일본의 침략 피해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국제사회의 거센 반대 여론이 예상돼 위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일수교 50주년"이라고 강조하면서 아베 총리가 담화문에 4대 핵심 표현을 담아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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