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 게재한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이 중국의 열병식 참석과 관련해 미국 등의 압력에 직면해 있지만 그런 압력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강제성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합당한 이유는 아주 많다며 그중 하나로 "한·중 양국이 우호적인 이웃이며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들었다.
이어 신문은 "양국은 2차대전 기간에 환난을 함께 했고, 중국은 한국의 저항운동 근거지로 임시 정부의 은닉처가 됐다"며 "상하이(上海) 임시정부가 조만간 개방행사를 진행하는데 박 대통령이 9월 3일을 베이징을 방문한 뒤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관여자'이자 '조정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거론하며 "북한의 고위급 지도자도 9월 3일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남북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고위급 접촉을 촉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중국이 박 대통령의 방중을 강요하진 않을 것이며 이는 한국이 스스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 문제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박 대통령의 방중 여부를) 주목하고 있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지난 10일에도 "열병식에 관심을 둔 일반 중국인은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한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국의 통제를 받는 관영매체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요청하는 사설을 게재한 것은 노골적인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환구시보는 이날 1면에 게재한 '박근혜 방중여부 내주 결정'이라는 제목의 헤드라인 기사에서도 "박 대통령이 열병식 참석 여부를 두고 신중히 고민 중"이라며 "(신중함의 정도가) 앞서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를 결정할 때에 못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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