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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민족 위로한 독립운동 기업 동화약품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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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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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11일 조선일보에 실린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의 '활명수' 광고. '손기정, 남승룡 양선수 우승축하. 건강한 체력, 견인불발하는 내구력의 근원은 오직 건전한 위장에서 배태된다. 건강한 조선을 목표하고 다같이 위장을 건전케 하기 위하여 활명수를 복용합시다.'라는 내용으로 제작됐다. [사진=동화약품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광복 70주년을 맞아 동화약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마다 특유의 애국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 조선 말기인 1897년 '활명수'를 출시하며 등장했다. 활명수는 대한민국 최초의 양약이다.

당시 민중은 급체 등 가벼운 질환에 걸려도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민중들이 쉽게 살 수 있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궁중선전관 민병호 선생은 이들을 위해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의 장점을 더해 활명수를 개발했다. 활명수(活命水)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라는 풍전등화의 상황에서도 동화약품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조선 청년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화약품은 이를 알리는 축하 광고를 이튿날 일간지에 실었다.

광고는 건강한 체력의 근원이 건전한 위장이며, 이를 위해 "건강한 조선을 목표로 하자"며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강 선생 [사진=동화약품 제공]


당시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은 초대 사장인 민강 선생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해 경영 위기에 놓인 상태였지만 광고 게재를 망설이지 않았다.

민강 선생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 연락을 위해 만들어진 비밀단체 '서울연통부'의 행정 책임자였다. 국내·외 연락과 정보 활동을 담당하며 활명수 판매금을 독립운동가의 활동 자금으로 지원했다.

이후에도 동화약품의 민족사랑 정신은 이어졌다. 5대 사장인 보당 윤창식 선생은 항일비밀 결사단체인 '조선산직장려계'와 민족운동 단체인 '신간회' 등에서 활동하며 조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독립운동을 활발히 펼쳤다. 윤창식 선생의 아들인 윤광열 명예회장은 당시 광복군으로 활동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약품이 장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족과 건강을 지키는 국내 최장수 기업이라는 사명감이 일업백년 제약기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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