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세계 최대 환경시장 중국 공략, 현지화된 기술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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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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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환경기술…중국기업들 신뢰 얻는게 중요

  • '관시 문화' 中 독자 진출 한계…정부가 먼저 물꼬 터주는게 필수

  • 환경·경제는 '상생관계'…무조건 보호 아닌 가치 극대화로 신성장동력 삼아야

[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대 환경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믿고 쓸 수 있는 현지화 된 기술’ 이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원장은 우리나라 환경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해외 시장 진출이 어려운데 대해 이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중국은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기업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환경기업으로서는 지금이 중국 시장 진출의 적기라는 것이다.

최근 KEITI는 환경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주목 받는 기관이다. 환경과 경제 융합을 실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원장은 “KEITI는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 환경기술개발과 환경산업 육성, 녹색생활 확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정책 최종 수요자인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환경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안전, 환경보건 분야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꽌시’ 문화…정부 정책 활용하라

김 원장은 국내 환경기업들에게 정부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환경기업 특성상 단독으로 중국 진출을 타진하기엔 버겁기 때문이다.

중국은 특유의 ‘꽌시’ 문화,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다른 다소 폐쇄적인 비즈니스 환경 등으로 인해 외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환경시장 진출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위해 정부가 초기 물꼬를 터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초기에 물꼬를 터주면 연계되는 후속사업을 자연스럽게 수주할 수 있게 된다”며 “특히 기술 수출을 위해서는 현지 실증 및 레퍼런스 구축이 핵심 조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KEITI는 현재 ‘한-중 공동 미세먼지 저감 실증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한국과 중국 공동 환경현안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협력해 해당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에 의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 KEITI는 한국의 우수한 환경기술을 중국 제철소에 적용하는 기반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5~2016년 2년 동안 총 200억원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 11월 중국환경과학원과 공동으로 중국환경과학원 내에 한-중 환경기술 실증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중국 정부공인 시험분석 및 기술실증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중국 현지에 적합한 가축분뇨처리 및 자원화 통합 공정’에 대한 수요를 발굴하고 현재 관련 기술을 보유한 우수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기술원은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현지 레퍼런스 구축 사례를 확산시켜 후속사업 수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정책 실현에 역점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환경과 경제는 ‘상생의 관계’…경제혁신에 환경도 동참

KEITI의 비전은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환경복지 실현의 중심기관’이다. 무조건 환경을 보존하기 보다는 환경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 촉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원장은 “환경기술개발은 무엇보다 수요자 중심주 가치에 따라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 환경기술개발이 전문가 중심 기술개발이었다면 이제는 기술 수요자인 산업계나 국민 요구에 맞는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잔물땡땡이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퇴치 기술이 개발돼 언론에 보도된 것도 KEITI 성과 중 하나다. 환경부와 KEITI가 진행하는 환경정책기반 공공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국내 환경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의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KEITI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137억원 예산지원을 통해 총 9558억원 해외 수출수주 달성을 실현했다. 김 원장은 올해 총 1조2250억원의 해외수출을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것입니다.

김 원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환경산업 신성장동력은 결국 해외에 있다. 장기적인 전략과 우수한 국내 환경기술을 접목해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친환경 열풍이 대세…KEITI가 앞장 선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동차 같은 제조업에서도 친환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KEITI는 환경마크, 탄소성적표지 제도 등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이 친환경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들도 친환경제품 생산을 확대해 친환경경영을 실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그린카드, 녹색매장 등을 통해 친환경생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그린카드는 환경마크, 탄소성적표지 등 인증제품 구입, 대중교통 사용, 에너지 사용량 감축 등 저탄소·친환경 소비생활을 실천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로 사용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린카드는 지난 2011년 출시 이후 올해 4월 말 1000만장 발급을 돌파하며 명실 공히 국민친환경 카드로 거듭나고 있다.

김 원장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보건안전단을 만들고 환경 보건 및 안전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위장제품에 대한 감시관리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친환경위장제품은 친환경적인 속성이 없지만 마치 있는 것처럼 위장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소비자뿐만 아니라 친환경인증제품을 정직하게 생산하는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건전한 시장 환경을 어지럽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경부와 기술원은 지난 4월 제품 생분해성을 거짓으로 광고한 일회용 식탁보제품 제조사를 처음으로 형사고발 조치를 했다.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은 ‘환경’

김 원장은 앞으로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 환경과 경제는 상충된 분야였지만 현재와 미래는 환경경제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중국 대표 IT기업인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만약 주위의 환경이 오염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없다면 인터넷, 스마트폰, 변화 등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라고 말했다”며 “최첨단 기술개발을 논하는 중국 세계인터넷대회(WIC) 총회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환경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환경과 경제가 상충되는 개념으로 인식됐다. 내가 영국에서 환경경제학을 전공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 ‘환경과 경제의 상생’은 어불성설과도 같았다”고 전제한 뒤 “ 그러나 이제는 환경과 경제가 서로 불가분 관계라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 같은 환경 리스크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더 넓은 의미로는 환경 분야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미래 시장이며 신성장동력이 됐다는 점이다.”

전 세계 환경시장은 약 1000조원 규모로 반도체 시장의 3배 규모에 달할 만큼 무궁무진한 기회의 시장으로 성장 중이다. 또 환경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창의적 발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환경 철학이다.

김 원장은 “이제는 ‘환경이냐 경제냐’ 양자택일의 질문은 의미가 없다. 어떻게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때”라며 “KEITI는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 경제 성장을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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