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운명의 날.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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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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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주주 지지 인정받아야 그룹 개혁 '순탄'

  • 신동주, 벼랑 끝 기사회생 노력 '자충수' 우려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롯데그룹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오늘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1차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배수진의 진을 치고 임할 수밖에 없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그룹 계열사 117개를 거느린 지주회사이고 이번 회의를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일 롯데의 '원 리더(One Leader)'라는 입지를 확고하게 대내외적으로 굳힐 수 있어서다.

특히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힘을 얻어야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부적절한 순환 출자 고리를 해결과 호텔롯데 지주사 전환 등의 개혁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 일본 주총 통해 입지 굳히고 그룹 재편 가속화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4일 앞둔 지난 13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에 도착한 그는 쓰쿠다 다카유키 현 롯데홀딩스 사장 등 5명의 이사진과 종업원 지주회(우리 사주) 관계자 등을 잇따라 만나 주총 안건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안건은 크게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등 두 가지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신 회장이 지난 11일 대 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정부와 국회 등에 대외비 형식으로 제출한 ‘롯데그룹 상황 설명 자료’에 언급되어 있다.

롯데그룹 산하 정책본부가 작성한 이 자료에서 신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 오너 일가가 등기 이사를 맡는 회사를 현재 16개에서 10개로 줄이겠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비상장 계열사에 모두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두 번째 안건인 ‘기업 지배구조’은 신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밝혔던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주주 동의를 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는 롯데홀딩스의 동의가 절대적이다. 롯데홀딩스는 지분율 19.07%에 달하는 호텔롯데 단일 최대 주주다. 이 호텔의 지분 72.65%를 독차지하고 있는 12개 L투자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관건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향배

하지만 이런 신동빈 회장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문제가 있다. 바로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편에 서 있을 ‘반 신동빈’ 주주들과의 표 대결에서 승리다. 원만한 타결이 사실상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 비해 지분 경쟁에서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신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포장지 회사인 광윤사와 직원 지주조합, 임원 지주조합이 각각 30%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10% 미만의 지분만 신동주(약 2%), 신동빈(약 1.4%) 형제와 신 총괄회장이 알려지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광윤사의 지분의 99%는 신 총괄회장과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신동주·동빈 형제 등 가족 네 명이 나눠 갖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는 "4명 각 개인의 지분율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대표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으로 등기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광윤사의 최대주주가 신 전 부회장이나 신 총괄회장일 경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광윤사의 표는 신 전 부회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직원 지주조합과 임원 지주조합이 보유한 60~70%의 지분은 신동빈 편에 설 개연성이 크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 비해 경영적인 측면에서 탁월해서다. 

◆최대 변수는 신 총괄회장 앞세운 신 전 부회장의 등장

이번 임시주총이 최대 변수는 신 전 부회장 등의 반격이다. 그가 어떻게 든 자신의 의지를 주총 현장에서 표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신 전 부회장은 16일 오전 11시 18분쯤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주총 현장에서 신 전 부회장이 우호 지분을 앞세워 이사 해임등을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함께 주총 회장에 깜짝 등장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무리하게 고령의 신 총괄회장을 다시 한번 일본행 비행기에 태운다면 오히려 역공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신 총괄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를 외부에 알리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면에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승산없는 게임이 된 이번 임시 주총에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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