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 투자처 찾지 못한 대기자금 9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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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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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잠시 묶어 놓은 단기 부동자금이 6개월새 90조원이나 급증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에 돈이 풀렸지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데다 장기간 돈을 투자할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은행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이 사상 최대치인 88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794조7000억원에서 6개월 동안 89조7000억원이나 급증한 수치다.

단기 부동자금을 세부적으로 보면 현금 69조원,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164조6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414조3000억원,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71조7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18조7000억원 등이다.

여기에 머니마켓펀드(MMF) 74조8000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1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8조3000억원,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22조원 등이 포함된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8년 말 539조3000억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말 646조9000억원으로 1년새 20%나 급증한 바 있다. 

이후 2010년 말 653조7000원(1.1%), 2011년 말 649조4000억원(-0.7%), 2012년 666조3000억원(2.6%) 등 매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가 빨랐던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2%대에 접어든 2013년 말 단기 부동자금은 7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0% 늘었다. 이어 지난해 11.5%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1.3%나 급증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욱 가팔라진 상황이다.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단기자금 규모가 함께 증가했고, 저금리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단기 수익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심화됐다. 금리 인하 과정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0.1%포인트(10bp)까지 축소돼 1년 이상 예금에 돈을 넣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경제 전반에 돈이 원활히 도는 정도를 보여주는 통화승수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실제 지난 6월 통화승수는 18.2배로 5월 말 18.5배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푼 돈이 시중은행을 거쳐 몇 배의 신용(돈)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돈이 활발하게 돌면 수치가 상승한다. 작년 말 기준 통화승수는 19.0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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