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기자에게 제보하셨나요?" 내부고발자 색출 없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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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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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기자에게 제보하셨나요? 섭섭합니다." 얼마 전 한 금융사 임원이 증권 유관기관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말이다.

자신이 이 기관에 오랜 기간 건의해 온 일이 기사화 됐기 때문이었다. 사실 자신은 해당기사를 쓴 취재기자를 알지도 못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문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본인은 아니라며 적극 해명했으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순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얘기는 삼갔다. 또 다시 기사화되거나 내부고발자가 되기는 싫기 때문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낙인찍는 문화는 우리 사회 전반에 펴져있다. 나아가 내부고발자 색출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증권사에 몸담고 있는 한 지인은 회사서 진행하는 계약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외부로 알렸다. 이후 호된 내부 조사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미 수년이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단골 술안주로 오르내릴 정도다.

해결책 없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냐는 생각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특히 자본시장에서 이런 암묵적 동의는 다수의 선의의 피해자를 불러올 수 있다.

예컨대 STX나 동양 회사채 피해자들도 시장 참여자만이 알음알음 알고 있던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다수의 피해자를 낳고 말았다. 

이 사태를 키운 임직원의 죗값에 대한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적지 않은 시간에도 피해자 소송은 여전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내부고발자 색출에 난감해했던 금융사 임원을 최근 다시 만났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기사화된 내용을 정책당국 담당자가 주의 깊게 보면서 해결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였다.

"시장참여자가 한둘이 아닌데 내부고발자 찾기에 나서는 게 좀 우습네요." 그는 내부고발자 의심을 피하려면 앞으로는 건의도 하지 말아야겠다며 답답한 금융환경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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