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흥국 통화 위기...선진국 금융시장으로 여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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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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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발 신흥국 경제 위기가 선진국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동력으로 불려온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자산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선진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각각 지난해 2월과 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2% 이상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의 성장둔화, 중국증시 불안,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 여파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는 이날 1.2% 떨어져 지난 2009년 8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전날 자국 통화인 동화 기준환율을 종전의 달러당 2만1673동에서 2만1890동으로 1% 평가절하하고 동화 일일 변동폭을 종전 2%에서 3%로 확대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또한 갑작스럽게 환율제도를 종전 '관리변동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이같은 신흥국 통화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카자흐스탄 텡게화 가치는 이날 23% 이상 폭락했다.

다른 신흥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한때 2001년 이후 최저치로 밀렸고, 터키의 리라화와 러시아 루블화 역시 이날 1% 넘게 떨어졌다. 콜롬비아 페소는 달러화에 대해 1.2%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FT는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이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 따른 신흥국 시장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웰스파고 펀드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전략가는 이날 FT에 "끔찍한 날이었다"며 "과거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매도세가 시작돼 신흥국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 연결고리가 역전된 것 같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 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향후 통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10여개 신흥 통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 투르크메니스탄의 마나트, 타지키스탄 소모니, 아르메니아 드람, 키르기스스탄 솜, 이집트 파운드, 터키 리라, 나이지리아 나이라, 가나 세디, 잠비아 크와차, 말레이시아 링깃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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