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외법권’ 임창정 “데뷔 후 첫 액션…날티 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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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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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창정 인터뷰[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겸 가수 임창정(41)이 지난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그냥 장난스럽게 ‘동네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무술감독의 지도편달 아래 ‘합’을 맞추고 화려한 액션배우로 거듭났다.

임창정은 영화 ‘치외법권’(감독 신동엽·제작 휴메니테라 픽쳐스·공동제작 스톰픽쳐스코리아·컴퍼니에이이엔티)에서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프로파일러 정진 역을 맡았다.

대한민국 1, 2위를 다투는 자타공인 또라이 경찰 정진과 유민(최다니엘)이 광역수사대 강력계 왕팀장(이경영)으로부터 특별한 미션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대한민국의 높으신 분들을 뒤에 업고 법 위에 군림하는 최악의 사회복지기업 평화선각재단을 운영하는 극락교 총재 강성기(장광)를 잡아오라는 것. 경찰에서는 수사 자체가 안 될 것이라 판단하고, 이미 강성기의 돈을 받은 고위층이 포진한 검찰에서는 기소조차도 못하게 하는 상황. 왕팀장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면서 ‘이이제이’ 전법을 사용한다. 즉, 또라이는 또라이로 잡아야한다는 것.

벌교 농고 출신인 정진은 사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FBI 프로파일러 과정을 수료했지만, 피의자를 폭행해 사직됐다가 서울지방경찰청에 스카우트된다. 과도한 폭력 성향은 여전했다. 분노 조절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3대 독자나 내가 꼭 집을 부양해야한다는 사람만 열외”라며 정(?)을 베푸는 인물이다. 그리고 인정사정없이 피의자들을 죽기 직전까지 팬다.
 

배우 임창정 인터뷰[사진=남궁진웅 timeid@]

지난 21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이런 액션은 처음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형사 역은 ‘불량남녀’ 이후 두 번째이긴 한데, 그건 사실 사랑 이야기잖아요. 이번엔 성격 불량자이죠(웃음). 액션은 처음이었어요. 시나리오를 봤는데 제가 잘할 수 있는 그런 연기와 액션이더라고요. 이상하게 사람들은 제가 액션영화를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합을 맞춘 적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죠.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런 액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하기로 했는데 며칠 뒤에 최다니엘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치외법권’ 시나리오를 받았다고요. 그래서 ‘응. 너가 하면 나도 한다고 했어’라고 말했더니 계약을 하더라고요(웃음).”

임창정과 최다니엘은 ‘치외법권’에서 날아다닌다. 둘 다 싸움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2 대 30은 그냥 ‘껌’이다. 임창정은 “사실 액션이 재미는 없더라”면서 “결과물을 봤을 때 기분은 좋은데 힘들기는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따로 캐릭터 분석을 하지도 않았다. 임창정에게 정진 역은 딱 ‘임창정’이었다. B급 정서가 담긴 영화에 출연하니 가볍게 접근하기로 했고, 이런 류의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는 이미 익숙하기 때문이다. 사실 말이 FBI 출신 프로파일러지 그런 내용은 없다. 신동엽 감독은 임창정에게 “자격증만 있고 프로파일러를 해본 적은 없는 캐릭터”라고 단순명료하게 설명했다고. 임창정은 신동엽 감독의 연출 의도에 대해 “딱 하나였다. 9시 뉴스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영화에서 해결해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임창정 인터뷰[사진=남궁진웅 timeid@]

“우리는 대부분 어떤 ‘갑’이 갑질을 할 때 받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뻔히 저 놈이 나쁜놈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아버리니까요. 상상만 하던 것들을 정진과 유민이 대신 해주는 거죠. 참는 사람들이 보통이고, 성격대로 하면 또라이라고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대리만족이죠.”

첫 액션연기지만 임창정은 합격점을 받을 전망이다. 처음이라 힘들기도 했다. 맞고 때리고 피하고 눕고 다시 때리고 피하고, 등 여러 가지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하는 상황에서 한번만 틀리면 누군가는 진짜 맞아야했기 때문. “액션은 한번만 해서는 안되고 오랫동안 축적이 돼야 테크닉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는 임창정은 “무술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감독님께 ‘멋있는 액션이 아니라 날것의, 날티가 나는 느낌의 액션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대로 준비를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임창정은 ‘치외법권’을 ‘내 옷’이라고 표현했다.

“제약도 별로 없었고, 많이 자유로웠어요. ‘공모자들’이나 ‘창수’ 때는 아무래도 답답했죠. 순간적으로 애드리브가 생각는데 하지를 못했으니까요. 저는 애드리브도 웃긴 애드리브만 생각나거든요. 어떻게 해야 웃길까? 지인들과 술자리에서도 웃길 생각만 하죠. ‘치외법권’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애드리브였어요. 장광 선생님께서 ‘내가 대통령만 3명을 만든 사람이야’라고 대사를 하시는데 제가 ‘나도 대통령 3번이나 맞췄어’라는 대사를 꼭 하고 싶었어요. 보면 어떤 성공에 대해, 여러 사람의 합심이지만 그걸 ‘내가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일침을 가하고 싶었죠.”
 

배우 임창정 인터뷰[사진=남궁진웅 timeid@]

임창정은 ‘치외법권’의 시리즈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1편으로 돈을 벌어서 제대로 2편을 찍어야하지 않겠느냐”면서 “봐서 아시겠지만 소재가 무궁무진한 작품”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연기와 음악을 계속 병행할 계획이다.

“올해 앨범도 잘 만들어야죠. 가수 일도 소홀할 수는 없으니까요. 잘만든 노래를 팬들이 이해해주시면 좋죠. 신동엽 감독과는 또 영화 찍기로 했어요. 제 이름으로 투자를 받아온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꼭 ‘치외법권2’가 아니더라도, 신동엽 감독과 임창정, 거기에 최다니엘까지라면 또 볼만한 버디무비(동성 두 명이 패를 이루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장르)가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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