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동남아 이동통신시장의 제4세대(4G) 바람이 거세다. 그동안 동남아 지역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4G 서비스가 제공돼 왔지만, 인도네시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베트남도 4G 기술를 시연할 예정이다. 특히 태국에서는 4G 서비스를 선도해 온 이동통신 3위 업체 트루무브-H가 SK텔레콤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4G 이용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태국 이동통신시장 4G 경쟁 본격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이동통신 3위 업체 트루무브-H는 4G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20~50%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체결한 차이나모바일과의 제휴를 계기로 저가 스마트폰을 공급받게 되면서다. 트루무브-H는 기지국을 증설해 현재 서비스 4G 서비스 제공지역인 방콕에서 전국 77곳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연말까지 4G 이용자 수를 200만명으로 2배 늘릴 계획이다.
또 2위 업체 토탈액세스커뮤니케이션(DTAC)은 내년까지 4G 기지국을 6500개로 늘리기 위해 200억 바트(약 6500억원)를 투입한다.
태국의 4G 서비스는 2013년 5월에 트루무브-H가 첫 선을 보인 뒤, 2014년에 DTAC가 그 뒤를 이었다. 이동통신 1위 업체 어드밴스드인포서비스(AIS)는 주파수 부족으로 인해 아직 4G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태국 국가방송통신위원회(NBTC)가 오는 11월부터 4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활용할 주파수 할당을 시작하면서 AIS도 내년 초에는 4G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돼, 태국 이동통신 시장은 본격적인 4G 시대를 맞게 된다.
NBTC는 4G 시장이 확대될 경우 기지국 설치, 전자상거래 확대, 스마트폰 앱 개발 등 관련 기업의 시설투자가 2600억 바트(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SK텔레콤, 태국 4G 품질 개선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트루무브-H와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품질 개선을 위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체결로 SK텔레콤은 태국 현지에서 트루무브-H의 LTE 네트워크 품질 확인, 고객의 이용 편의 제고를 위한 컨설팅을 7주에 걸쳐 진행하게 된다.
트루무브-H는 태국 3위 업체지만, 현재 100만명에 이르는 4G 이용자를 확보해 태국 국내에서 압도적인 4G 가입자 수를 자랑한다. 이번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개선시켜 4G 서비스 1위 굳히기에 나선다.
태국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해 온 3G 서비스는 다른 국가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아, 고품질의 4G망 구축이 급선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태국에서 고품질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이동통신사들의 투자규모에 있다. 트루무브-H의 경우 올해 연간 설비투자액이 180억 바트(약 6000억원)지만, 이는 SK텔레콤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 66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SK텔레콤이 약 3만5000원 수준인데 비해 태국은 5000원 수준으로 수익구조의 차이가 투자금액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품질 4G망 구축에 실패할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초고속통신을 전제로 한 동영상 시청에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트루무브-H가 SK텔레콤과 네트워크 품질 분야에서 협력하는 등 품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용자들의 품질 향상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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