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경제위축에도 불구, 사회보험비용이 지난해 9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박병원)가 발표한 ‘사회보험비용 국민부담 현황 및 개선과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비용은 총 91조85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85조3205억원) 대비 7.7% 늘어난 것으로, 지난 10년 간 매년 평균 9.1%씩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명목GDP 증가율은 평균 5.4%로 사회보험 증가율이 더욱 바파른 상태다.
세부내역별로는 지난해 건강보험이 41조59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33조7393억원, 고용보험 8조166억원, 산재보험 5조8006억원, 장기요양보험 2조7,047억원 등의 순이었다. 부담주체별로는 기업과 근로자로 구성된 직장가입자가 81.4%(기업 45.1%, 근로자 36.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역가입자 등 기타주체는 18.6%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사회보험별 연평균 증가율은 고용보험(10.8%), 건강보험(10.3%) 국민연금(7.0%), 산재보험(7.2%) 순으로 나타났으며, 뒤늦게 출범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연평균 19.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비용 비중은 2004년 4.6%에서 2013년 6.4%로 38.9% 증가해 같은기간 OECD 평균 증가율(4.4%)의 9배에 달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총임금 대비 사회보험비용의 노사부담비중 역시 15.8%(2004년)에서 18.6%로 2.8%p 늘어나, 4.9%p가 증가한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총은 “근로자와 기업이 총 사회보험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노사부담률 증가는 국민전체 사회보험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노동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사회보험비용 증가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의 지출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은 늘어나는 지출로 인해 해마다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만큼 향후에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은 2004년 대비 25조5000억원 늘어 같은 기간 전체 사회보험 지출증가분의 5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증가율 추세를 유지한다면, 10년 후인 2024년 우리나라 사회보험비용 총 국민부담은 217조10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명목GDP에서 차지하는 사회보험비용 부담의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10년 후 10.6%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경총은 “우리경제의 불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인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령화 등으로 사회복지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회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경총은 급격한 사회보험 부담 증가가 가계와 기업 부담을 높이고, 고용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회보험비용 증가에 대한 직장가입자 기여율이 매우 높은 만큼, 사회보험비용 부담증가가 소비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사회보험비용이 국민경제에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각 사회보험별 지출 효율화 방안 마련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간 불평등 개선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제고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보수월액 상한 조정 및 국민연금에 대한 합리적 부담·급여 구조 정착 △사회보장목표제 도입을 통한 적정 사회보장 수준 및 합리적 국민부담 한도 설정 등을 개선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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