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가 진행 중이던 2005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7~8m 아래에서 발견됐지만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전혀 기록이 없다.
다만 1976년 11월 사진에는 벙커지역 공사 흔적이 없었지만, 1년 뒤 항공사진을 보면 벙커의 출입구가 보여 이 시기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벙커 위치가 당시 국군의 날 사열식 때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해 1977년 '국군의 날 행사' 때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최근 현장조사와 안전조치를 거쳐 1일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지난 7월 정밀점검 결과 전반적인 시설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는 C등급 상태란 것을 확인했다.
천장과 벽면 등 면보수, 배수펌프 및 환기시설 설치 등 기본적 안전조치를 취했다. 천장 텍스, 화장실 칸막이 등의 석면 740㎡ 가량을 완전히 철거했다.
내부 전체는 약 793㎡ 규모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편에 대통령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여지는 약 66㎡ 공간이 드러난다. 그 안에는 화장실은 물론 쇼파, 샤워장도 갖췄다.
왼편 이보다 훨씬 넓은 장소(595㎡)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철문으로 굳게 닫힌 출입문 2개가 더 있었다. 이제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있는 출입구 1곳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서울시는 오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토‧일요일 총 8회 선착순 사전예약제로 '벙커 시민체험'을 실시한다. 해당 홈페이지(http://safe.seoul.go.kr)를 통해 이달 23일 오후 6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제보와 아이디어를 충분히 수렴해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활용 계획을 수립한 뒤 2016년 10월 초 전면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녔지만 장기간 사용되지 않아 잊혀진 곳"이라며 "각계의 아이디어를 수렴 뒤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적 여건이 고려된 시민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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